코로나도 끝났고 특히 요즘 날씨도 따뜻한 편이라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 정말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에서만 5만 명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됐다고 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면 흡연자 단속만큼 고된 일도 없다고 하는데요.
강서영 기자가 단속원들과 함께 현장을 나가봤습니다.
【 기자 】
빌딩숲 사이로 난데없는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숨을 헐떡이며 달리는 사람은 구청 소속 흡연 단속원입니다.
이미 건물로 들어간 시민을 가까스로 붙잡은 단속원.
- "안녕하십니까? 종로구청 흡연단속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하셨습니다."
단속반에 걸리면 열에 아홉은 증거부터 내놓으라고 합니다.
▶ 인터뷰 : 금연구역 위반 시민
- "증거 사진을 보여주세요. 제가 이걸 입에 물고 있는 걸 사진 찍으셨단 말이에요?"
증거가 나오면 다음은 단속원 비꼬기 단계로 넘어갑니다.
▶ 인터뷰 : 금연구역 위반 시민
- "이게 뭐 중요한 일이라고 이렇게 뭉쳐 다녀요? (중요한 일입니다.) 웃기지도 않아 가지고 진짜."
한 명이 멀리서 증거 사진을 찍으면 다른 한 명은 달리기 시작하는, 2인 1조가 기본입니다.
달리기보다 더 힘든 건 도를 넘는 비아냥거림과 인격모독입니다.
심지어 폭행을 당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허광탁 / 흡연 단속원
- "제가 (시민에게) 많이 맞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캠이 다 떨어지고. 나이 먹고 이런 일이나 하고 다른 일을 해서 벌어먹을 생각을 해라…"
코로나 이후 흡연구역을 없애는 건물이 늘면서 흡연자들이 건물 밖으로 내몰린 것도 단속전쟁의 수위가 높아지는 데 한몫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에서 적발된 흡연 단속 건수는 5만 3천 건을 넘습니다.
MBN뉴스 강서영입니다. [kang.seoyoung@mbn.co.kr]
영상취재 : 김현석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