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의 조사 결과 절반 가까운 소방관이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적으로 소방관의 심리 치료를 도맡는 곳은 아직 한 군데도 없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소방관 가운데 한 번이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고려해본 사람이 8.5%나 된다고 소방청이 밝혔습니다.
4.9%는 관리가 필요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습니다.
소방청과 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해 3월부터 두 달간 소방공무원 5만 2,8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입니다.
소방관 43%는 PTSD로 불리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이나 우울, 문제성 음주, 수면 문제를 하나 이상 겪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제진주 / 전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희생자가) 내 동료일 경우엔 도와줄 수 있었는데 못 도와줘서 저렇게 됐나 하는 자책감도 들고. 나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하는 그 공포가 있잖아요."
직무 특성상 참혹한 모습을 자주 접하는데다 숨진 동료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는 등 심리적 부담이 커서 치료 지원 확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소방관을 상대로 전문 심리 치료를 해주는 기관은 아직 없고, 2026년 강릉에 한 곳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소방당국이 순직 소방관 예우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11월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식에 쓴 예산 5천만 원 가운데 4천만 원은 대전지방보훈청이, 나머지 1천만 원은 추모기념회가 냈지만 소방청에서 지원한 돈은 전혀 없었습니다.
추모식은 2004년부터 매년 열렸는데도 소방청에서 한 차례도 예산을 준 적은 없었다는 게 추모기념회 측의 설명입니다.
소방청은 "순직 소방관 관련 예산은 그동안 없었다가 올해부터 1억 원 편성됐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편집 : 오광환
그 래 픽 : 임주령 김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