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68) 씨의 근황이 전해졌습니다.
오늘(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는 어제(1일) 페이스북에 모친이 보내온 옥중 편지를 공개하면서 "이제 돈 얘기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토 나올 것 같다"며 생활고를 토로했습니다.
공개된 최 씨의 편지 일부분에는 "영치금이 없어. ○○도 돈 꿀 데가 없나 봐. 병원 가야 하는데 지난번부터 너한테 얘기했는데 먹는 것은 안 넣어줘도 되니까 영치금 백만 원만 넣어줘"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 씨는 "오늘 포렌식 업체를 두 번째로 알아보러 다니느라 엄마한텐 못 갔는데 전화 와서 화내는 엄마가 너무 야속하고 힘이 들어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버렸다. 그냥 그 5분을 못 참고, 10번밖에 없는 전화에 좋은 소리 못한 나를 내가 때려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앞서 정 씨는 지난달 18일 최 씨의 태블릿 PC를 검찰로부터 돌려받은 뒤 "포렌식 작업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후원 계좌를 열어둔 상태입니다.
정 씨는 "전화 와서 화내는 엄마가 너무 야속하고 힘에 부쳐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버렸다"며 "애(자녀)들 원비까지 다 털어서 포렌식 보냈는데 엄마 영치금이 어디 있냐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는데 꾸역꾸역 (참고) '어떻게든 만들어볼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오열하다가 푸념하러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신세 한탄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애들(셋) 원비, 월세, 엄마 영치금, 포렌식 비용, 변호사 비용, 4인 가족 생활비, (엄마 면회 때문에) 청주 왔다 갔다 할 때 드는 렌트카 비용"이라고 나열하며 "다섯 명의 삶을, 얼굴 다 팔리고 선수자격도 날아간 나 혼자 감당하고 있다. 이제 너무 힘들다"고 했습니다.
정 씨는 글 말미에 "엄마가 병원에 가도록 영치금도 넣고, 2차 포렌식도 하도록 도와 달라. 저도 진짜 이 짓 하기 싫은데 구걸할 수 있는 인간도 5인 가족 중에 저밖에 없다"면서 계좌번호를 적었습니다.
한편 2016년 11월 구속된 최 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 등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 원, 추징금 63억 원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입니다.
최 씨의 형량은 오는 2037년 10월 만기
최 씨는 지난해 11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사면요청서에서 "저는 허울 좋은 비선 실세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동정범으로 엮여 모든 것을 빼앗겼다"며 "모든 국정농단자와 청와대 전 비서관조차 사면·복권되는데 서민으로 남아 있는 저에게는 형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나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angnayoungn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