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 10대 때부터 13년간 성폭행한 남성, 1심 징역 23년

↑ 사진 = MBN 보도화면

의붓딸을 미성년자일 때부터 십수 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계부에게 징역 23년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는 오늘(1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신상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개 및 고지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아울러 A씨에게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10년간 취업제한, 25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습니다.

A씨는 의붓딸인 B씨를 12세 때인 2008년부터 20대 성인이 된 2020년까지 13년간 2090여 회에 걸쳐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조사 결과 가족이 함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후에도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르며 성 착취물을 제작하기까지 했습니다.

B씨가 그루밍 범죄임을 깨닫고 현지 경찰에 신고했으나, A씨가 조사를 앞두고 한국으로 도주하며 수사가 중단됐습니다.

A씨는 지난해 11월에야 체포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해 12월 6일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검찰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행위 의미를 알지 못하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며 "최초 범행 당시 열두 살이던 피해자에게 자신이 친구라며 정신적으로 저항하지 못하게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범행 장소가 수천 회에 달하고 장소도 주거지부터 야외까지 다양하며 피해자가 성인이 돼 거부했음에도 범행을 계속하는 등 파렴치함과 대담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피해자는 12년간 학대에 시달리며 죄책감을 느꼈고 현재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신고 후 돈을 인출해 도주했고, 수사기관에서 범행을 부인해 피해자는 다시금 상세히 진술하는 2차 가해를 겪었다"고 꾸짖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모친이 괴로워하다 생을 마감해 모친을 잃는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며 "피고인이 뒤늦게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했으나 상당기간 사회로부터 격리돼 참회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