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으로 1심에서 무죄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이었습니다.
초유의 대법원장 구속으로까지 이어졌던 세기의 재판엔 증인만 200명, 수사기록은 20만 쪽에 달했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7년 이탄희 당시 판사가 법원행정처에서 판사 사찰 지시를 받자 사표를 냈습니다.
이후 대법원은 자체조사에 나서 "특정 학회 나 단체를 압박한 행위는 확인됐지만,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2차례 추가 조사로 블랙리스트 의혹과 재판개입 문건 410개가 발견되자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 수사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당시 대법원장(2018년)
- "인적, 물적 자료, 비공개 문건도 경우에 따라서는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절차에 따라서 제공을 할 생각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과 구속이 이뤄졌고, 검찰은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 인터뷰 : 한동훈 /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2019년)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재판 개입, 법관 인사 불이익 조치, 법관 비위 은폐 사건과 관련해(구속 기소하고….)"
2019년 3월 첫 번째 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선고까지 290번의 재판이 열렸습니다.
검찰 수사기록만 20만 쪽, 신청한 증인은 200명에 달했습니다.
재판부가 바뀐 뒤 7개월 동안은 증언 녹음만 들어 '재판 지연'이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4시간 반 동안 진행된 선고를 끝으로 5년 동안 이어진 1심이 마무리됐습니다.
반면,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했던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거짓 해명 논란'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양승태 전 원장과 처지가 뒤바뀌게 됐습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그래픽 : 이민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