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데" 친구 살해하고 태연하게 전화한 여고생, 소년법 최고형

범행 직후 자수했지만 피해자 휴대전화 버리고 대화내역 삭제

↑ 사진=연합뉴스

친구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행사하다 절교를 당하게 되자 말다툼 끝에 결국 살해까지 저지른 여고생이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지법 형사11부 최석진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18세 A양에게 검찰 구형량과 같은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습니다.

만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형기의 상·하한을 둬서 장기와 단기로 나눈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는데, A양이 받은 형은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에 해당합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자수하기는 했으나 수사기관에 신고한 내용이나 태연하게 피해자인 척하며 언니와 통화한 부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아이패드 내 대화내역을 초기화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여전히 다른 이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다른 이의 감정과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피고인의 가족이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지만 유족들은 수령을 거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경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은 재범 우려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각했습니다.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정오쯤 대전 서구에 있는 B양의 자택에서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양을 찾아가 때리고 목 졸라 숨지게 했습니다.

A양은 2년 전부터 B양과 친하게 지내 왔으나 그 과정에서 폭언과 폭력을 일삼아 학교폭력 대책위에 회부됐고, 2022년 7월에는 반 분리 조치까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A양이 연락해 둘은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A양은 학폭위 개최 경위를 묻겠다며 B양에게 연락했고, 다시 괴롭힘이 이어지자 B양은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A양은 B양에게 "죽일거야" 등의 메세지를 보내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양은 범행 직후 119에 자수하면서 "고등학생이니까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 징역 5년 받는 게 맞냐. 자백하면 감형받느냐" 등을 물어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