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후 탈당' 인천시의장, 불신임안 통과…의장직 박탈

↑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어제(2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92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한 모습. / 사진=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의 인쇄물을 동료의원에게 배포해 논란이 된 허식(66) 인천시의회 의장이 오늘(24일) 의장직을 상실했습니다.

오늘 인천시의회는 본회의를 열어 시의원 18명이 공동 발의한 허 의장 불신임안을 찬성 24표, 반대 7표, 기권 2표로 가결했습니다.

인천시의회는 현재 전체 40석 중 국민의힘 25석, 민주당 14석, 무소속 1석(허 의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의장 불신임 투표는 재적의원의 과반수 이상의 동의로 의결됩니다.

1991년 초대 시의회를 개원한 인천에서 현대 9대 시의회에 이르기까지 불신임안이 의결돼 의장이 강제로 물러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허 의장은 지난 2일 전체 39명의 동료 의원실에 특정 언론사의 '5·18 특별판' 신문을 배포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 신문은 '5·18은 DJ 세력·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거나 '5·18 유공자 상당수가 5·18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는 등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주장이 담겼습니다.

국민의힘 소속이던 허 의장은 5·18 폄훼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징계를 논의할 인천시당 윤리위원회 개최가 예고되자, 지난 7일 탈당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허 의장의 행위가 지방자치법상 지방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고, 역사를 왜곡해 시의회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며 불신임안을 발의하고 의장직 자진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허 의장은 의장직을 상실했지만, 시의원 신분은 유지돼 앞으로 2년 5개월간 의정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인천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기 의장 선출 문제를 논의하고, 오는 6월까지 제9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 잔여 임기를 수행할 차기 의장을 다음 달 본회의에서 선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