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아서 뭐하나"…60대 경비원, 폭행 영상 유출에 고소

10대 남학생이 60대 경비원을 때려 기절시키는 영상이 SNS에 퍼져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 사실을 뒤늦게 안 경비원이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오늘(1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0시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60대 남성 경비원과 고등학생 A 군의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30초 길이의 해당 영상에서 A 군은 경비원에게 발길질을, 경비원은 주먹을 휘두르며 대치합니다.

이를 피한 A 군은 경비원을 넘어뜨렸고, 자신의 다리를 잡고 일어서려 하자 머리를 발로 차는 등 무차별 폭행을 가합니다. 경비원은 겨우 몸을 일으켰지만 이내 중심을 잃고 쓰러져 3초가량 기절한 것처럼 보입니다.

경비원이 상가 건물에서 소란을 피우는 A 군 일행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군은 “담배를 비우는 데 혼내면서 먼저 자신의 뺨을 때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경비원은 “심야에 시끄럽게 해서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경비원은 쌍방폭행이었다며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영상에서 경비원이 3초가량 정신을 잃은 모습을 보고 상해 혐의를 적용해 A 군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후 친구 B 군이 올린 폭행 영상이 온라인에 퍼진 사실을 알게 된 경비원도 뒤늦게 학생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비원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내 손주 같아서, 내 손주들 어디 가서 사고 칠 수 있으니까 넘어가려 했다”며 “(그런데) 집에서 쉬는 사이에 인터넷에 뜨고 난리가 났다. 창피하기도 하고 이거 더 살아서 뭐 하나”라고 토로했습니다.

영상을 올린 B 군은 “휴대전화 저장이 안 돼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고 바로 지웠는데 왜 이렇게 된 거지”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영상을 공유한 학생에게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