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1분 일찍 울린 종료벨…'경동고' 수험생들 집단소송 준비

피해 수험생들 소송 위해 카페 개설…"수능 당일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실수"
과거 유사한 사례 있어…당시 재판부 1인당 700만 원 배상 판결

↑ 2024학년도 수능 시험 시작 기다리는 수험생들 / 사진 =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서울 성북구 경동고에서 시험 종료벨이 약 1분 30초 일찍 울리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 수험생들이 집단 소송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경동고에서 수험생을 치른 학생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네이버 카페 '경동고 수능시험장 피해 수험생 모임'을 개설했습니다.

지난 30일 한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동고 타종오류로 수능을 망친 수험생들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피해 수험생이라 밝힌 작성자 A 씨는 "평소처럼 시계를 보며 촉박한 시간에 맞춰 답안지를 적고 있었는데 갑자기 종이 울렸다"며 "저를 포함한 고사장의 수험생들은 매우 당황했고, 마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종이 치고 난 후 마킹을 하다 제지당하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타종 오류가 발생한 시험은 수능 1교시 국어 시간입니다. 일부 학교에서 방송 시스템에 오류가 생길 가능성을 감안해 수동 타종을 쓰는데, 해당 학교에서 수동 타종을 하던 중 실수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종료 알람이 1분 일찍 울린 것을 파악한 학교 측은 2교시가 끝난 뒤 1교시 국어 시험지를 수험생에게 다시 배부하고, 1분30초 동안 문제를 풀고 답을 기재할 시간을 줬습니다. 다만 이전에 기록한 답의 수정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A씨는 타종이 일찍 쳐 이미 흐름이 끊긴 상황에서, 추가로 부여된 시간은 정상적으로 부여된 시간과 같을 수 없다고 항의했습니다.

또 "마지막 그 짧은 시간에 고민하던 몇 문제의 답을 낼 수도 있고, 대학을 바꾸고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뒤바꿀 수도 있다"며 "본부 측의 안일한 실수로 누군가는 12년을, 누군가는 재수를, 누군가는 그 이상을 허무하게 날려 버렸다"고 호소했습니다.

↑ 경동고 피해 학생들의 집단소송을 위한 카페 / 사진 = 네이버 카페 캡처

한편, 해당 카페는 가입 전 수험표를 인증해 고사장을 확인하고 가입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늘(2일) 오전 12시 기준 25명의 가입자가 모였습니다.

실제로 이와 비슷한 사례가 2020년 12월 3일 진행된 2021학년도 수능 때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 강서구의 한 학교에서 방송 담당 교사가 장비를 잘못 조작하는 바람에, 탐구 영역 1선택과목 시험 중 종료 예정시간(오후 4시)보다 약 3분 먼저 종이 울렸습니다.

상황 수습은 시험지를 재배부하고 시험 시간을 2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이후 수험생 9명과 학부모 16명 총 25명이 국가와 서울시교육청, 해당 교사에게 공동으로 총 8,8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국가가 1인당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며, 서울시 교육청과 교사에 대한 청구는 국가배상으로 충분하다며 기각한 바 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