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의 기적"…캄보디아 923억 투자사기단 부총책 검거

경찰, 현지 경찰·대사관과 공조해 5개월여만에 검거

↑ 경찰 로고 / 사진 = 연합뉴스

경찰청은 오늘(2일)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920억 원대 거액을 가로챈 사기 조직 부총책을 강제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서울경찰청,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 현지 경찰과 협력해 5개월 여간 추적한 끝에 전날 부총책 A(48)씨를 검거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서울·인천·부산 등지에서 총책인 친형(구속)을 비롯한 공범 34명과 함께 부동산 투자 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유사수신행위법·방문판매법 위반)를 받습니다.

A 씨 일당은 프놈펜 인근에 양도세·상속세가 없는 2,700세대의 대규모 고급 주택을 분양한다고 홍보하며 노년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이들은 다단계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미용실 등 60대 이상 노년층 여성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물색해 손님처럼 이들에게 접근했고, 벽면에 대형 분양 지도가 붙은 사무실에 방문하도록 해 주택 분양이 임박한 것처럼 가장했습니다.

↑ A씨 일당의 홍보 영상 / 사진 = 연합뉴스

또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부동산 강남 신화가 캄보디아에서 펼쳐집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홍보영상을 제작해 피해자들의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프놈펜에 현지 사무실을 차리고 전혀 다른 공사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찍은 뒤, 홍보 영상을 제작하거나 답사 온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등 범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토지는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습지대였고 건축 허가를 받지 않아 공사가 불가능한 허위 부동산으로 밝혀졌습니다.

A 씨 일당은 이같은 사기 행위로 1,230명으로부터 총 923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A 씨의 형을 포함한 28명을 검거하고 이 중 2명을 구속했으며, 범행을 주도한 A 씨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해 왔습니다.

경찰은 현지 경찰 정보국을 통해 은신처 3곳을 파악하고 A 씨가 신장 투석을 위해 통원하는 병원 주치의를 포섭한 뒤 병원에 방문한 날 인근에서 잠복하다 체포에 성공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