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사진=연합뉴스) |
상가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은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서상 날짜가 아니라 실제로 보증금을 돌려받는 시점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지난달 9일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상가 임차인 A 업체가 임대인 B 씨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3,780만 원 반환 소송에서 B 씨가 360만 원만 돌려주면 된다고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지난 2020년 A 업체와 B 씨는 같은해 11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 1년간 보증금 4,200만 원, 월 임대료 420만원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2021년 8월 A 업체가 임대차계약 갱신을 요구했지만 B 씨는 받아들이지 않고 10월 31일까지 가게를 비워달라고 통지했습니다.
B 씨가 A 업체를 상대로 건물을 비우라는 소송까지 가는 과정 끝에 A 업체는 이듬해인 지난해 2월 28일 가게를 비워줬습니다.
A 업체는 가게를 비운 게 2022년 2월 28일이니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기간도 이때 끝난 걸로 보고 2월 한 달 임대료를 보증금에서 제외해 남은 보증금 3,780만 원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B 씨는 정당하게 계약갱신을 거절했으니 계약기간이 끝난 건 2021년 10월 31일이고 이후 A 씨가 가게를 무단점유했으니 그 기간 동안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A 씨가 오히려 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임대차가 끝나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가 존속하는 걸로 본다"는 상가임대차법 조항을 두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보호하는 조항이지 임대차계약의 효력이 존속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임대차계약은 2021년 10월 31일에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이후 약 4개월동안 A 업체가 무단 점유로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보증금에서 빼면 B 업체는 360만 원만 돌려주면 된다고 선고했습니다.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지만 대법 판단은 달랐습니
대법원은 "상가임대차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부동산을 점유한 경우 임차인은 계약상 임대료를 낼 의무만 있을 분 부당이득을 돌려줄 의무를 부담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원심이 상가임대차법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는 만큼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