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 불법 중계기가…'150억원' 갈취한 보이스피싱 일당

↑ 보이스피싱 조직이 부산 낙동강 하구 신자도에 숨겨놓은 중계기 / 사진=연합뉴스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경하는 중계기를 무인도에 설치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보이스피싱 조직은 수사망을 회피하려 이러한 수법을 활용하며 150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늘(28일)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 등의 조직, 사기,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내 중계기 관리책 A씨를 포함한 16명, 공범 7명, 중국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A씨 등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중국 다롄 등 6곳에 보이스피싱 조직을 두고 검찰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 등으로 피해자 328명으로부터 150억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중국에서 발신된 '070'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모텔, 원룸, 땅속, 그리고 부산 낙동강 하구의 무인도에 설치해 수사망을 회피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측은 제트스키를 타고 무인도에 들어가 갈대숲 천막 안에 숨겨진 중계기를 찾았습니다.

경찰 측은 A씨 등의 일당이 해당 중계기에 태양열 패널을 연결해 둬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해왔다는 사실을 포착했습니다.

조사 결과, A씨 등의 일당은 인터넷에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올려 연락이 온 이들에게 차량이나 오토바이에 상자를 싣고만 다니면 된다는 식으로 말하며 한 달에 300만 원가량을 주고 이동형 번호 변경 중계기를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인도 인근 어민에게 돈을 주고 포섭해 중계기를 관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중계기만 35대였으며, A씨 등이 운영한 중계기는 수백 대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