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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하는 프락치 강요 피해자 박만규 목사 / 사진 = 연합뉴스 |
전두환 정권 당시 고문을 받고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한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황순현)는 오늘(22일) 이종명·박만규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9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불법 구금을 당하고 협박, 폭행으로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것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된다"면서 "이로인해 발생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인정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효가 지났다며 배상을 거부하는 정부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종명 목사는 학생군사교육단(ROTC) 후보생이던 지난 1983년 507 보안대로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다른 학생들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등 프락치 활동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만규 목사 역시 육군 보안사령부 분소가 있던 경기도 과천의 한 아파트에서 구타를 당하는 등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결과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진화위는 두사람을 포함해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 피해를 입은 187명을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두사람은 지난 5월 국가의 불법행위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며 3억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박 목사는 선고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권 최후의 보루인 법원이 국가의 불법행위를 인정해줘서 다행이다"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소송을 대리한 최정규 변호사는 "법원에서 인정된 9천만 원이 앞으로 이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메시지를 던질 충분한 액수인지 등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