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2개 값 '꿀꺽'…2400만원 받자 잠적한 직원, 무슨 일?

↑ A 씨가 롤렉스 관련사 직원 B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 사진=연합뉴스

명품 시계 '롤렉스'를 저렴한 가격에 구해준다며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시계 매장 직원에게 수천만원을 송금하자 직원이 잠적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오늘(21일) 전주덕진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롤렉스 시계를 대리 구매해 주겠다며 2400만원을 받고 종적을 감춘 직원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사건은 지난 5월 A씨가 지인들에게 롤렉스 시계를 정가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수소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롤렉스 시계는 재판매 가격이 정가의 2배에 달한 바 있으며, 최근에도 상당한 웃돈이 붙는 고가의 시계 제품입니다.

그러다 A씨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롤렉스 관련 시계 매장에 근무한다는 B씨를 건너 건너 소개받았습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시계 매장과 롤렉스가 연결돼 있어 7월 중순이나 말쯤 약간 저렴한 가격에 시계를 구할 수 있다"고 A씨에게 말했습니다.

A씨는 웃돈이 붙지 않고, 할인을 한다는 말에 시계 1개 값인 1300여만원을 이체했습니다. A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직원이라 선뜻 큰 금액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B씨가 지난 7월 A씨에게 갑작스레 돈을 돌려주겠다며 연락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같은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롤렉스 시계를 구한 후 되팔다가 걸렸다는 게 B씨의 설명입니다. 이에 A씨는 7월 14일 바로 돈을 환불받았습니다.

돈을 돌려받아 B씨에 대한 신용이 쌓인 A씨는 정가로 롤렉스 시계를 구하고 싶은 마음에, 지난 9월 다시 B씨에게 연락했습니다.

B씨는 A씨에게 "11월쯤 시계가 들어온다"고 전하며 예약을 요구하고, 직원 할인가로 구매를 하게 해주겠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1200여만원을 이체했으며, B씨는 11월 14일을 시계 수령일로 지정했습니다.

이후 B씨는 A씨에게 롤렉스 시계가 몇 개 더 들어온다며 추가 구매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고, A씨는 이왕 사는 김에 아내의 몫까지 같이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아내의 시계 값은 B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직접 방문해 이체하기로 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11월 6일 A씨가 매장에 방문하자, B씨는 자신의 매장을 직접 소개하며 롤렉스 시계 구입 경로를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A씨의 요구에 B씨는 '인수 확인증'도 써주기도 했습니다. 이에 A씨는 아내의 시계값인 1200여만원도 송금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시계 2개 값으로 모두 2400여만원을 보냈습니다.

이후 B씨는 시계 수령일을 11월 15일로 하루 늦추더니 당일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받지 않은 채 돌연 잠적했습니다.

A씨가 B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전화한 결과, B씨는 6일째 무단결근했습니다. A씨와 롤렉스 시계와 관련해 연락을 주고받으면서도, 매장에는 무단결근한 셈입니다.

A씨는 오늘(21일) 연합뉴스 측에 "롤렉스 관련사 직원이라고 해서 믿고 대금을 이체했는데 어떻게 잠적을 할 수 있느냐"며 "큰돈을 보내고 한 달 넘게 애타게 기다렸다"라며 허탈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이어 A씨는 "B씨는 내 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돈도 챙겨 달아난 걸로 알고 있다"며 "B씨의 가족과는 연락이 닿았으나 여전히 B씨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B씨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경찰은 A씨의 고소장을 접수하며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