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사고 건수 급증…작년 사망자 수 26명
↑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전동킥보드,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 사진 = MBN |
전동킥보드를 타고 차량을 들이받은 뒤 운전자를 조롱했던 중학생이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어제(9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촉법이들 킥보드 삼치기로 후방 충돌 그리고 맘X'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교통사고 피해자로 소개한 글쓴이 A 씨는 "(지난 5일)우회전하려고 대기하던 중 뒤에서 '쾅' 소리가 나서 황급히 내렸다"며 "사고를 낸 이들은 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소년 셋이었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부딪힌 애들이 어리길래 걱정돼서 황급히 내렸는데, 아이들이 이 사이로 침을 찍찍 뱉으면서 장난을 쳤다"면서 "'어디 다치셨어요? 차는 괜찮은 것 같은데?'라며 조롱했다"고 적었습니다.
A 씨에 따르면,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차주가 후진해서 박았다"는 거짓 주장을 펼쳤습니다.
보호자의 대응도 적반하장이었습니다.
A 씨가 사고를 낸 학생의 보호자와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을 올렸는데, A 씨가 "치료비와 수리비는 민사로 진행하겠다"고 문자를 보내자 보호자는 "마음대로 하세요. 저흰 돈도 없고 여력도 없으니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합니다.
이후 다음 날 해당 보호자는 "경찰서에서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 보니 제 아들이 잘못했다, 죄송하다"면서 "요새 아들이 집도 안 들어오고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너무 힘들다. 네 남매를 키우는데 한 달에 200만 원도 못 벌어서 사정이 안 좋다"라고 선처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A 씨는 개인적으로 합의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기로 하고, 합의금 절반을 먼저 입금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어제 A 씨는 학생 보호자로부터 크게 다친 학생의 모습과 장문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문자를 보면 "오늘 새벽에 아들이 사고가 나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있다. 병원비가 엄청 나올 듯한데 무면허로 사고가 나서 너무 힘든 상황"며 "나머지 (합의금)금액은 보내주기 힘들 것 같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A 씨가 해당 병원에 알아본 결과 해당 중학생은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가 나서 입원해 있으며 의식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가해학생에게 오토바이 운전은 엄마 지갑에서 돈을 빼는 정도의 인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뭘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혹시라도 깨어난다면 부디 개과천선해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길 바랄 뿐"이라고 적었습니다.
↑ 사진 = MBN 뉴스 방송화면 |
한편,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고 건수도 함께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유형과 개인 보유를 합친 국내 전동킥보드 사고 건수는 최근 5년 새 약 10배나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8년 225건이었던 킥보드 사고는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으로 늘었고, 이후 2021년 1,735건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2,386건까지 늘었습니다.
사고 건수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사망자 수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사망자
운행이 법적으로 금지된 인도(人道)에서도 킥보드가 다니면서 보행자까지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
킥보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을 어겼을 때 처벌을 강화하고 최고 허용 속도를 25㎞ 밑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