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지난 9월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교사가 숨진 직후 악성 민원 가해자로 지목된 대전 학부모들의 사업장에 비난 메세지와 함께 계란이 투척되는 등 이른바 '사적 제재'로 공분이 표출하는 일이 이어졌는데요. 이번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A씨가 이사 간 동네로 추정된 곳에 현수막이 나붙었습니다.
대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는 현수막에는 A씨가 입장을 해명하는 글에서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놀다가 (아이의) 손이 친구 뺨에 맞았다”고 표현한 것을 패러디해 "뺨에 손이 맞지 않게 조심히 다니시오! 그뺨이 누구 것이든 당신아들 손보다 귀하오!"라는 문구가 달렸습니다.
그 외에도 A씨와 그의 자녀가 이사간 것으로 추정되는 학교의 "00초 학부모는 당신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선생님들의 편에 서서 선생님들을 보호해 드릴 것입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이 지역 커뮤니티에 숨진 교사의 가해자 중 한 학부모와 학생이 이 지역으로 이사를 왔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학생이 전학 온 학년과 반까지 밝히고 "수학, 영어 학원은 일주일 전부터 다니고 있었다"며 "애먼 사람 죽여놓고 자기 자식은 소중하냐"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글쓴이는 "학생은 친구 목 조른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말하더라"라며 월요일에 학교에 전화해 항의했으며,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중 몇몇 학부모들은 정착을 거부하기 위해 현수막 문구를 모색하는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적 제재가 무분별한 개인정보 유출 및 과도한 신상 폭로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들이 자기 자식때문에 작고하신 선생님의 삶과 가정에 피해를 줄 권리가 없었듯이, 우리도 그들의 삶과 가정에 피해나 침해를 줄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누리꾼은 "저도 조금 무섭지만 용기를 내어 몇 자 적어본다. 물론 (그 사람들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어른들의 잘못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A씨의) 아이에게까지 똑같이 한다는 게 좀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고인이 된 교사는 지난 9월 극단적 선택을
대전 교사노조와 동료 교사들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 등으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