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영이 심장으로 새 삶…주치의 "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신생아실 학대 피해자 아영이, 4명에게 새 삶 선물
학대 간호사 대법원에서 징역 6년 확정

↑ 사진 = MBN

아영 양의 심장을 이식 받은 아이의 주치의가 최근 아영 양의 부모에게 감사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어난 지 닷새 만에 두개골이 골절돼 4년 가까이 투병하다 소중한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난 아영 양.

아영 양은 지난 2019년 10월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이 산부인과의 간호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충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의식 불명에 빠졌습니다.

이 간호사는 아영 양의 얼굴을 수건으로 때리고, 던지듯이 내려놓는가 하면 발목을 잡고 거꾸로 들어 올리기도 했습니다.

학대 장면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아영 양은 4년 가까이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오다 지난 6월 23일 심정지 후 뇌사 판정을 받았고, 28일에는 끝내 숨졌습니다.

태어나 눈 한 번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영 양의 아버지는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영 양의 장기를 기증해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한 겁니다.

아영 양의 심장을 이식 받은 아이의 주치의 A씨는 아영 양의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이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장기 기증자와 수혜자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면 안 된다는 규정으로 인해 이 편지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해 아영 양의 부모에게 전달됐습니다.

이 편지에서 A씨는 "저는 아영이의 심장을 기증받은 아이를 400일 가까이 돌본 주치의"라며 "다인실 창문을 통해 보던 세상이 전부이던 아이가 덕분에 비로소 흙도 밟고, 집에서 또래 아이처럼 지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씨는 "생명유지장치 줄에 매여 살던 아이의 기적과 같은 일상은 모두 아영이와 힘든 결정을 해주신 아영이 부모님 덕분"이라며 "오래오래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아이를 볼 때마다 아영이를 기억하겠다"며 "아영이 부모님도 아파해 하지만 마시고 아영이 만나는 날까지 웃는 날도 많으시길 기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간호사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6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간호사는 혐의를 줄곧 부인하면서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