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국내에서도 박멸됐던 빈대가 발견돼 논란이 됐는데, 이번엔 도심 공원과 산책로에 송충이를 닮은 벌레가 들끓어 나들이객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벌레의 정체는 미국흰불나방 유충인데, 한강 유역이라 방제를 위한 약도 제대로 뿌리지 못해 난감한 상황입니다.
윤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송충이를 닮은 벌레가 다리 기둥 위를 기어오르고,
바닥엔 새카맣게 짓이겨진 흔적도 가득합니다.
외래종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모처럼 산책을 나온 나들이객의 얼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 인터뷰 : 황의경 / 서울 망원동
- "항상 버러지가 어떻게 기어다니나 그걸 항상 우리가 확인을 해. 왜냐하면 징그러우니까. 떼어내고 나서 마음 놓고 있으면 금방 또 기어 올라와 이게."
▶ 인터뷰 : 김연웅 / 서울 역촌동
- "한강에 놀러 나왔는데 좀 징그럽기도 하고 또 사람들이 밟고 다니면서 계속 죽게 되니까 이것도 좀 공해인 것 같고 그렇습니다."
▶ 스탠딩 : 윤현지 / 기자
- "서울의 한강공원입니다. 벤치마다 벌레들이 가득하고 일부 벌레들은 이렇게 난간 위를 지금도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나무를 갉아 먹으며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 인터뷰(☎) : 박선재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유충 시기에 식물의 잎을 먹고 생활을 하기 때문에 농작물이라든가 아니면 가로수라든가 굉장히 여러 종류의 그런 식물을 가해하는 대표적인 해충…."
하지만 출현 장소가 환경보호구역인 한강이다 보니 약을 뿌리고 방제하긴 쉽지 않은 데다 천적이 없어 개체수 조절이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소라 / 전북대 식물방역학과 교수
- "외래 해충이 그게 무서운 거예요.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가 힘들고 또 천적이 없기 때문에 대발생을 할 여지가 충분…."
지난 5월 동양하루살이부터 러브버그에 이어 흰불나방 유충까지.
도심 산책로와 공원을 장악한 불청객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윤현지입니다.
[hyunz@mbn.co.kr]
영상취재: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