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정책, 현금 지원보다 양육 시간 줄이는 방향이 효과적일 수 있다"

최강식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장 '유연근무제' 등 정책 제언

↑ 육아.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 사진 = MBN

자녀 양육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저출생 정책이 현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25일) 열린 제32회 인구포럼에서 최강식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장은 '한국의 출산율 결정 요인'을 주제로 한국 사례를 발표하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최 연구원장은 "저출산고령사회 기봉 계획 예산으로 지난 2006년에서 2021년까지 15년간 380조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78이었다"며 사실상 현금 지원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 연구원장은 경제학적으로 한국의 저출생 현상을 진단했습니다.

자녀 출산과 양육은 어머니의 시간이 많이 투입되는 시간 집약적 활동인데,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고 임금이 대폭 상승하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여성의 기회비용이 증가한 것입니다.

1972년 여성 노동자 시간당 평균 임금은 66원으로 남성 임금(235.7원)의 28%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여성 임금이 19594원으로 남성(25886원)의 75.7% 수준으로 격차가 크게 줄었습니다.

시대에 따라 성별 간 임금 차이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현금을 지원하는 정책은 저출생 정책을 해결하는 데 본질적인 해결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시각입니다.

최 연구원장은 "이러한 변화를 염두하면 직접적인 현금 지원보다는 여성의 시간 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연구원장은 저출생 해결방안으로 '유연근무제 도입'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남녀 모두에게 일·가정 양립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 노동 시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오늘 포럼에는 츠츠이 준야 일본 리츠메이칸대학교 교수, 제이슨 카오 대만 위안지대학교 교수, 제이슨 카오 대만 위안지대학교 교수, 김인춘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연구교수 등이 참석했으며 출생률과 관련한 해외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인구포럼은 저출생·고령화를 비롯한 여러 인구현상을 분석해 관련 정책에 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리는 연례행사로, 이번 포럼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김혜균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catfis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