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등 어린이대공원에서 5년간 177마리 중 절반, 질병·사고사로 떠나

이경숙 서울시의원 "어린이대공원이 적절한 사육 환경을 조성했는지 점검하겠다" 밝혀

↑ 얼룩말 세로(왼쪽)와 코코(오른쪽)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도심 탈출 소동을 벌였던 얼룩말 '세로'의 여자친구 '코코'가 갑자기 하늘의 별이 된 가운데,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최근 5년간 폐사한 동물 중 절반가량이 질병·사고사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육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오늘(25일)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1)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폐사 현황' 자료에 의하면, 2018∼올해 5월 폐사한 동물은 총 177마리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81마리(45.8%)는 자연사했으나, 96마리(54.2%)는 질병·사고사로 평균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병사는 69건, 사고사는 27건이었습니다. 병사의 원인은 폐렴 10건, 간농양·다발성염증·신부전·패혈증·폐종양 각 4건, 간부전·간염·소화기부전 각 3건 등으로 파악됩니다.

한편 폐사한 동물 중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76마리(42.9%)로 밝혀졌습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이하 CITES)'에 의해 국제거래가 규제되는 멸종위기종으로, 환경부 장관이 CITES에 해당하는 종을 고시합니다. 협약 당사국은 멸종위기종에 속한 동물의 사육시설을 충분히 갖추는 등 해당하는 개체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시의원은 "보호돼야 할 멸종위기종이 정작 동물원에서 질병 등으로 폐사하고 있다"며 "어린이대공원이 적절한 사육 환경을 조성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시의원은 "최근 부모와 여자친구를 잃은 얼룩말 세로의 건강이 염려된다"며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단의 동물복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세로는 2019년 6월부터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지냈으나, 2021년 엄마 '루루'에 이어 지난해 아빠 '가로'를 차례로 잃으며 외로워하다 동물원에서 탈출했습니다. 그러다 코코와 만나 안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코는 지난해 5월 태어나 광주시 우치공원에서 생활하다 올해 6월 어린이대공원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코코와 세로는 체취·안면 익히기 등 단계별 친화 훈련을 거쳐 7월부터 부쩍 가까워진 상태였으나, 세로와 만난 지 4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