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대포통장 단속이 강화되자,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가상계좌 6만 4천여 개를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에 팔아넘긴 가상계좌에선 1조 6천억 원의 자금이 세탁됐고, 이들은 수수료로 160억 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방에 들이닥쳤습니다.
가상계좌를 유통한 범죄단체의 은신처로 덜미를 잡힌 폭력조직원은 체념한 표정입니다.
"체포합시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외제차 내부에선 현금과 범행에 쓰인 휴대전화가 발견됩니다.
불법 자금 세탁용 가상계좌를 만들어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습니다.
이들은 허위 온라인 쇼핑몰을 꾸민 뒤 결제대행사를 통해 생성한 가상계좌 6만여 개를 범죄 조직에 제공한 혐의를 받습니다.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 불법 도박 조직은 문제의 가상계좌를 통해 현금을 입금받는 등 1조 6천억 원의 범죄 자금을 세탁했습니다.
가상계좌 유통 일당은 거래 금액의 1%인 160억 원을 수수료로 챙겼습니다.
경찰은 대전과 전북, 경북 폭력조직원 등 가상계좌 브로커 23명을 붙잡아 13명을 구속했습니다.
▶ 인터뷰 : 김재춘 /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
- "가상계좌는 일반 대포통장의 쓰임새하고 거의 똑같았어요. 보이스피싱에 관계된 거라든가 도박 자금이 이체되게 한다든가."
경찰은 실제 상거래가 없어도 이들이 가상계좌를 무한정 생성하는데 제한이 없었다며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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