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구 둔산동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 4명을 차로 덮쳐 1명을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 A 씨가 지난 4월 10일 오후 대전 둔산경찰서에서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대낮 만취 운전으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으로 돌진해 초등학생 배승아(9) 양을 숨지게 한 6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오늘(20일) 민식이법(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위반, 도로교통법위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A(66)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직후 시민들이 달려와 보호 조치를 하는 와중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등 당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액셀을 밟았고 물리적 충격이 가해져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음주 운전자를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 전반의 요구가 있었고, 2018년 법률 개정으로 위험운전치사죄의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정형이 상향됐다”며 “피고인의 의지에 따라 예측할 수 있었고 회피할 수 있었던 사고인 만큼 과실의 위법성이 크며 결과 또한 참혹하고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 스쿨존에서 인도를 덮친 만취운전자 차량에 배승아(9) 양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앞 인도에 배 양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앞서 A 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 20분쯤 만취 상태로 차량을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배 양을 포함해 길을 지나던 초등생 4명을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사고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인근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 후 사고 지점까지 5.3km가량 운전, 돌진 속도는 42km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7,000만 원을 공탁하고 지난달 14일 법원에 사실 통지서를 제출했지만, 유족 측은 하루 뒤 공탁금 수령을 거절하고 이를 회수하라는 서류를 법원에 냈습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숨 쉬는 것조차 견딜 수 없이 송구하다”며 모든 혐의
한편 검찰 조사 과정에서 A 씨가 1996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적발되지 않은 음주운전 사례가 있다는 점이 자백을 통해 추가 확인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