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대행체제로 후임 제청 없다…변협 5명 후보 추천

대법관회의서 "전원합의체 선고는 진행…정책적 결정은 자제"
내년 1월 임기 만료되는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 지연 불가피

↑ 안철상 대법원장 권한대행 / 사진 = 연합뉴스

35년 만에 수장 공백사태를 겪고 있는 대법원이 안철상 권한대행 체제로는 후임 대법관을 제청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대법관들은 오늘(16일) 오후 대법관회의를 열고 안 권한대행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유보하거나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대법관들은 매월 한차례 정기적으로 모여 회의를 개최하는데, 지난달 김명수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발생하면서 오늘 두번째 임시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에서는 대행 체제로 전원합의체 심리가 가능할지와 임기 만료를 앞둔 대법관들의 후임 인사 제청이 가능한지가 논의됐습니다.

대법관들은 전원합의체 선고는 국민의 충실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장 차원과 전례를 참고해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대법관 임명 제청권을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1일 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안철상 권한대행과 민유숙 대법관의 후임 인사 절차는 지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2024년 법관과 법원공무원 정기 인사는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대법관들이 대법원 기능에 장애가 초래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대법원장 임명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변협, 대법원장 후보 5명 공개 추천…"조속히 임명되길"

↑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사법평가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후보자를 공개 추천하겠다"고 밝힌 대한변협은 오늘(16일) 지방변호사회의 추천을 받아 후보자 5명을 선정했습니다.

오석준 대법관(사법연수원 19기), 이광만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6기), 이종석 헌법재판관(사법연수원 15기), 조희대 전 대법관(사법연수원 13기), 홍승면 서울고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18기)가 명단에 올랐습니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이 국회 동의를 받아 임명할 수 있기 때문에 협회의 공개 추천이 법적으로 효력을 갖지 않지만, 협회는 지난 1999년부터 상직적인 의미로 후보군을 공개추천해왔습니다.

17대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을 두고는 대통령의 임명권과 국회의 동의권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낙마 이후 사법공백의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공개 추천 절차를 가졌습니다.

대한변협 측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해당 후보자들을 선정한 취지를 고려해 적임자를 골라 국회에 제청하고 국회는 최단기간 내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