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 날, 문도 열지 않은 은행에 삿갓을 쓴 강도가 찾아왔습니다.
전기톱으로 금고를 열어 훔치려 했지만, 은행 금고가 그렇게 쉽게 열리지는 않겠죠.
눈썰미 좋은 형사가 과거에 삿갓을 쓰고 범행했던 남성을 특정해 붙잡았습니다.
정치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삿갓을 쓴 남성이 은행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한 손에는 전기톱, 다른 손에는 자루를 들었습니다.
괴이한 차림의 이 남성, 전기톱으로 철문을 잘라 은행 내부까지 진입하는 데 성공합니다.
자루를 들고 곳곳을 살폈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잘랐던 문으로 빠져나갑니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근무한 사람은 없었지만, 보안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도주한 겁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아침 벌건 대낮에 영업 안 하는 시간에 구멍을 뚫어서 올 거라고는 상상 자체도 해본 적이 없어요. (금고가) 열어지지도 않고…."
삿갓으로 얼굴을 가려 추적을 피하려 했지만, 이 삿갓이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한 형사가 과거에도 삿갓을 쓰고 범행한 사실을 기억해 내면서 이 남성을 특정해 2시간 30분 만에 체포했습니다.
붙잡힌 60대 남성은 지난 6월 출소했다가 돈이 떨어져 금고를 털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철문을) 자르기 전에 이제 혹시 CCTV 같은 게 있는가 보려고 삿갓을 살짝 젖히고 이렇게 쳐다봤어. 얼굴이 보일 거 아니에요."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화면제공 : 광주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