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미국에선 2009년부터 전기차를 사면 연 7천500달러, 우리 돈으로 거의 1천만 원에 달하는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그 조건에 구입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된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광물이 어디에서 생산됐는지, 그러니까 북미에서 나온 재료만 쓴 차를 넣은 겁니다.
광물을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배터리를 만드는 우리나라 차는 여기 낄 수 없게 된 거죠.
"국내 최초 국산 기술 개발로 만들어진 2층 전기저상버스가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 국토교통부 유튜브
우리나라도 환경을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전기차 이용을 장려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데, 특히 운수업체 입장에선 환경부와 국토부, 또 각 지자체까지 나서서 보조금을 듬뿍 준다니 전기차 도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겠죠.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 같이 어떤 조건을 따로 걸지 않았기에, 그러니까 그냥 전기차면 된다고 했기에, 운수업체들이 이왕이면 더 싼 중국산 버스들을 대거 들여온 겁니다.
그 덕에 지난해 국내 등록된 전기버스 2,075대 가운데 42%가 중국산이 돼 버렸죠.
우리 환경도 살리고 우리 기업도 살려야하는데 정부가 어설프게 내놓은 조건 덕에 2020년부터 올해까지 환경부가 지급한 전기버스 보조금의 36%인 1,151억 원이 중국업체에 지급됐으니, 도대체 누굴 위한 보조금이었던 걸까요.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국내 업체만 특혜를 주면 통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미국 땅에서 저렇게 차별 받고 있는 우리 업체들은요.
내 땅에서 차별받고
타국에서 차별받고
이건 또 무슨 경우죠.
우리 업체에 특혜를 주고 중국 업체를 차별하자는 게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도 저렇게 열심이거늘
우린 무슨 배짱인지, 그래놓고 수출이 줄어 안타깝다고만 하면 끝인 건지 진정 찔리는 건 없는지 그들의 속이 참 궁금한 밤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중국산이 휩쓰는 전기차 보조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