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을 도입할 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방에도 로스쿨을 13곳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지방에 있는 로스쿨을 합격한 학생들은 서울로 올라오기 위해서 반수 혹은 재수를 준비하면서 지방 로스쿨은 빈 자리가 많다고 합니다.
지방 로스쿨의 현실을 홍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방대 로스쿨을 다니던 한 모 씨는 다시 법학적성시험, LEET를 치르고 학교를 옮긴 '반수생'입니다.
대형 로펌 취업에 유리한 상위권 학교에 가기 위해 시험을 또 치는 건 흔한 일입니다.
▶ 인터뷰 : 서울 상위권 로스쿨 재학생
- "소위 말하면 약간 복권 한번 긁어보는 심정으로 치는 인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서울의 로스쿨 학생들도 더 좋은 로스쿨을 가기 위해 다시 시험을 보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정지원 / 경희대 로스쿨 1학년
- "SKY 로스쿨을 가기 위해서 다시 한번 시험을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지금까지 지방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은 12,000명이 넘었는데, 변호사시험까지 합격한 이들은 70% 정도 됩니다. 서울에 있는 로스쿨은 80%, 'SKY' 대학 출신의 합격률은 90%에 달했습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배출되면서 지난 10년 동안 변호사 숫자는 2배 늘었지만, 이 중 75%는 서울에 있습니다.
한 지방 로펌 관계자는 "서울 취업을 선호하다보니 지역의 작은 로펌엔 지원자 자체가 없을 때도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장석천 / 충북대 로스쿨 원장
- "이왕이면 서울에 있는 로스쿨에서 공부해서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나가는 거죠."
전문가들은 전국에 법조 인력을 늘리기 위해 13개 지방 로스쿨을 만든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신성호 VJ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