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9년 형기 마치고 출소…전자장치 부착 명령 기각
미성년자였던 딸을 7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던 친부가 출소해 피해자인 딸이 극심한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MBC '실화탐사대'에는 친아빠로부터 상습적으로 성추행·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A씨(24)의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A씨는 과거 피해 사실을 알리고, 성인이 된 지금도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2일 A씨는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빠랑 소송 중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도움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대구지법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07년부터 15세가 되기까지 7년간 친부에게 상습적 강제 추행과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시작은 2007년, A씨가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였습니다. 친부는 대구 수성구 소재 주거지에서 A씨를 강제 추행하기로 마음먹고 A씨에게 "같이 목욕하자"며 모두 옷을 벗은 상태에서 A씨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했습니다.
2010년 초부터 A씨와 그 오빠를 머리, 배, 온몸 등을 중심으로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할머니가 같이 사는 동안에도 112 신고로 인해 경찰이 출동한 횟수가 8차례에 달했습니다.
친부는 이혼한 엄마의 자리를 대신 채워야 할 의무가 있다며 자신의 딸에게 성관계까지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친아빠가 '네가 엄마가 없기 때문에 엄마의 역할, 그러니까 성행위에 대해 네가 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친부는 이에 대해 경찰 조사에서 "성관계를 하면 하은이(가명)가 받을 충격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다. 그래서 다 물어보고 그렇게 한 것"이라며 "잘못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에서 A씨는 할머니에 대한 배신감도 크다고 언급했습니다. A씨가 공개한 녹음본 등에 따르면 친부의 어머니, 즉 A씨의 할머니는 A씨에게 "맞아 죽어도 너가 피했으면 그런 일 당하지 않았다" , "네 잘못도 있다", "남들도 요즘 다 합의해 주고 사는데 가족인데 못 해주냐", "원수를 사랑해야 한다", "다리를 벌린 네 잘못이다" 등 말을 했습니다. 할머니는 A씨에게 친부에 대한 처벌불원서 작성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을 정도로 친부의 출소를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방송에서 "(당시에 저를) 신고하면 죽인다고 했었으니까"라며 "진짜 그 사람은 저를 죽일 사람이다"고 말했습니다.
친부는 9년의 형기를 마치고 지난 5일 출소한 상태입니다. 출소일에 A씨는 친부의 최근 행적을 직접 확인하고자 용기 내어 제작진과 함께 교도소로 향했습니다. 제작진이 친부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교도관이 "이 사람은 (아닙니다)"라며 제지해 그를 놓쳤습니다. 교도관은 출소한 재소자를 안전하게 집에 보내는 것까지가 의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결국 친부는 출소 당일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가버렸고, 결국 A씨는 그의 행방조차 알 수 없게 됐습니다. A씨는 "아빠가 어디로 가는지 좀 알았으면 좀 더 안심되고 덜 불안했을 텐데, 진짜 황당하다"면서 "그 사람으로 인해 제게 위험한 일이 절대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친부에게 징역 9년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지만, 2심 재판부
A씨는 소송구조제도를 이용해 국선변호사를 선임하고 친부를 상대로 1억 5000만 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씨는 "내가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선에서 마지막 처벌이자 발악이고 경제적 자유라도 박탈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