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했죠.
1인당 GDP는 이미 3만 달러를 넘어선지 오래인데요.
하지만, 여전히 이런 마을도 있습니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 공동 화장실을 쓰고 비만 오면 집에 비가 샐지 걱정해야 하는 판자촌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이런 마을이 있는데 구청은 보기 싫다고 가로수로 장벽까지 쳐놨습니다.
이게 숨긴다고 될 일일까요?
노승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왕복 8차로 대로변에 유독 빽빽한 가로수가 눈에 띕니다.
다른 곳은 그렇지 않은데 약 100m 정도만 위, 아래로 가로수가 장벽처럼 세워졌습니다.
가로수 뒤로 가보니 허름한 판자촌이 나타납니다.
10여 년 전 관할 구청이 판자촌이 보기에 안 좋다며 주민 의견도 묻지 않고 마을을 가로수로 막아버린 겁니다.
▶ 인터뷰 : 주민
- "이렇게 빽빽하게 (가로수로) 막는 것은 그것도 시청이 바로 옆인데…."
주민 대부분이 일정한 소득이 없는 노인인 판자촌의 환경은 처참한 수준입니다.
모두 25가구가 사는데 이 중 20가구가 집에 화장실이 없어 임시로 만든 재래식 공동 화장실을 씁니다.
우리나라 3대 도시라는 인천의, 그것도 도심 한복판의 현실입니다.
절반 이상은 지붕이 얇은 슬레이트나 장판으로 얹어져 장마나 태풍이 올 때마다 주민들은 노심초사입니다.
▶ 인터뷰 : 주민
- "베트남도 이보다는 나아요. 캄보디아도…. (인천) 남동구나 인천시에 이런 데가 없어요."
문제는 1960년대 말 형성된 이 마을 집들이 모두 무허가라는 점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무허가 주택이란 이유로 정부나 지자체가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해주는 집 수리나 동네 환경개선 사업에서 이 동네는 완전히 배제돼 있습니다."
주민이 직접 집을 고치는 것도 불법이라 불가능합니다.
집을 고쳐서 살 수도, 동네를 떠날 수도 없는 진퇴양난입니다.
해결책은 공공 재개발이지만 인천시와 구청은 적자가 난다며 2년 전 포기하면서 판자촌은 점점 감추고 싶은 곳으로 기약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mbn.co.kr]
영상취재 : 김 원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