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난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부모가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아동 학대를 신고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도 악성 민원 의혹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대전의 한 미용실입니다.
유리벽 곳곳에 욕설이 담긴 메모 글들이 붙어 있습니다.
화환에는 '대대손손 천벌받길'이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미용실 앞바닥에는 이렇게 분노한 시민들이 찾아와 버린 쓰레기들로 가득합니다."
대전 초등학교 교사와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부모가 운영하는 미용실로 알려졌습니다.
급기야 이 학부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억울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아이가 친구와 놀다가 손이 친구 뺨에 맞았고, 교사가 두 명 다 반 아이들 앞에 서게 해 사과하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벌을 받을지 의견을 물어봤고 듣던 아이가 손으로 귀를 막았지만, 끝내 교장실로 올려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부모는 "인민재판식 처벌방식을 지양하고 아이에게 사과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교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교사가 "아이 옆 교실로 배정돼 교육청에 민원을 넣은 것 말고는 연락한 적이 없었다"며 악성 민원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자기 방어기제 아닐까요. 주변에서 다 뭐라고 하니까 정당화하려는 거 같아요. 스스로…."
하지만, 숨진 교사는 생전에 가해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오면서도 신고를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유족
- "속으로야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학부모와 학생들과 법적 다툼을 한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다니까요…."
대전시교육청은 직원 5명으로 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번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