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초등교사 휴대폰에 '업무 스트레스' 흔적 다수..."갑질 정황은 없어"

↑ 해양경찰/사진=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초등 교사의 휴대전화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보이는 흔적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다만 갑질을 당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오늘(11일)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군산해경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으로부터 A 교사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넘겨받아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이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A 교사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휴대전화 메모, 통화기록 등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는 게 군산해경의 설명입니다.

A 교사는 주로 동료 교사,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런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휴대전화 메모에도 자신의 업무와 개인적인 일을 세세하게 적어놓았습니다. A 교사가 메모에 업무를 적어놓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격무에 시달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식의 메모가 상당히 많았다고 군산해경은 전했습니다.

이는 전북교사노조가 주장한 바와 일치합니다. 노조는 A 교사가 6학년 담임,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체험학습 외에도 학교 축제, 친목회 등 비공식 업무를 담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살인적 업무량'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특히 A 교사가 맡은 정보 업무는 최근 에듀테크와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으로 복잡하고 새로운 업무가 대부분입니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학교 업무 분장상 A 교사가 맡은 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휴대전화에서는 이런 흔적들이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A 교사가 갑질을 당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는다"며 "통상적으로 직원과 관리자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정도의 마찰로 판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군산해경은 조만간 학교장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유족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A 교사는 지난 1일 오전 동백대교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해경은 동백대교 위에 비상등을 켠 채 주차된 A 교사의 승용차 안에서 메모 형태의 유서를 수거했습니다. 유서는 자신을 자책하면서 가족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