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채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휘말려 목숨을 잃기 하루 전, 임성근 해병1사단장이 수색 작업을 비효율적으로 하고 있다고 부하를 질책했고, 대대장들에게 구체적 지시를 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어제(5일) JTBC <뉴스룸>은, 고 채 상병이 순직하기 하루 전인 지난 7월 18일 경북 예천군 폭우 실종자 수습작전 현장을 지휘한 포병 대대장 4명의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이날 현장을 지휘한 대대장 단체 대화방에는 A중령이 전화로 전달받은 사단장 지시 가운데, '포병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질책성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약 20분 뒤 A중령은 "사단장이 다시 전화로 지시를 내리고 있다"면서 "(사단장이) 상당히 화가 나 있다"고도 했습니다.
A중령을 비롯해 수색작전에 투입된 간부 20여 명이 포함된 또 다른 대화방에서는 사단장과 통화를 마친 A중령이 약 1시간 30분 뒤 보다 구체적인 지시 사항을 부대원들에게 전파했습니다.
A중령은 '내일 사단장이 현장에서 작전지도를 할 예정'이라면서, 수색 작전을 하는 장병들은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 임무를 수행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찔러보면서 정성껏 탐색할 것'이라는 구체적 지시도 공유됐습니다.
임 사단장이 비효율적인 수색 작업에 화를 냈고, 사단장의 질책이 무리한 수색 작업으로 이어졌다는 구체적 정황이 현장에서 수색활동을 지휘한 대대장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확인된 것입니다.
바로 다음날인 7월 19일 오전, 채 상병은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은 채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휘쓸려 숨졌습니다.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이었던 박정훈 대령은 이런 증거를 바탕으로 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8월 2일 관련 자료를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했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검찰단은 같은 날 경찰로부터 서류를 회수했고, 이후 재조사를 벌인 국방부 조사본부는 "사실관계를 더 따져봐야 한다"면서 최초 수사 보고서에서 임 사단장 등에 대한 혐의를 삭제했습니다. 당초 해병대 수사단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시해 경찰로 넘겼던 8명 중 대대장 2명의 혐의만 인정한 것입니다.
지난 8월 8일 군인권센터는 기자회견을 열어 채 상병 소속 중대의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 동료 병사들의 제보 등을 근거로 재구성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군인권센터는 "사고는 임성근 사단장 이하 해병 1사단 지휘부가 대민지원 과정에서 '해병대가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이미지를 도출하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한 지시를 남발하다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고 전날까지만 해도 해병대원들은 물에 들어가지 않고 수색했지만, 이후 중대 카카오톡 대화방에 '(물에)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바둑판식 수색 정찰을 실시하라'는 임 사단장의 지시사항이 계속 전달됐다는 것입니다.
JTBC의 보도와 군인권센터의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하면, 해병1사단장이 전화를 통해 내린 질책성 지시가 먼저 대대장들의 단톡방을 통해 공유되었고, 이후 중대 단톡방으로도 전파되었다는 정황이 확인됩니다.
한편, 임 사단장은 "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