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청소년 자살이 5년 만에 52% 증가했고, 인구 10만 명당 한해 26명이 자살하는 '자살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이에 MBN은 오는 10일 '세계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싱가포르와 일본의 자살 대책을 국내 현실과 비교해봤습니다.
오늘(1일)은 첫 순서로 학교 내 또래 상담을 정착시키고, 부모 동의 없이도 정신건강 평가를 받도록 한 싱가포르입니다.
이혁준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싱가포르)
- "싱가포르에서는 12살 때부터 18살때까지 세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와 같은 시험을 봅니다.
지독한 경쟁 사회고, 자살자 가운데 서른 살 미만은 4명 중 1명꼴로 비중이 큽니다.
자살을 죄악시하던 싱가포르에서는 국가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걸 알고 서로가 서로를 살피는 자살 대책에 주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싱가포르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반마다 행복 담당자를 뽑습니다.
정신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든 반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 인터뷰 : 행복 담당 경험 중학생
- "선생님과 학생은 아무래도 장벽이 있지만, 학생 대표가 있다면 친구끼리는 문제를 이야기하기 편해요."
싱가포르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4개의 리치(REACH)팀이 전국 370개 학교를 지원하는데, 또래 리더 육성은 이들의 주요 과제입니다.
▶ 인터뷰 : 다니엘 펑 / 싱가포르 정신건강센터장
-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친구 관계입니다. 연결된 사람은 많지만 진실된 관계는 없어 고립감만 커지고 있어요."
국내에서는 라이키 프로그램이 올해 3월 막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내년에나 50개교로 확대합니다.
싱가포르 번화가의 상가 내 화장실 통로를 지나면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정신건강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챗(CHAT) 허브가 나옵니다.
부모가 알까 봐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는 아이들도 부모 동의 없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리이핑 / 챗 프로그램 관리자
- "많은 젊은이들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습니다. 마약과 술, 자해로 해소하는 걸 따라하면 위험하죠."
반면, 청소년 상담을 하는 국내 위(Wee) 센터는 부모 동의 없이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전 세계 8위, 싱가포르는 10만 명당 10명 미만으로 75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래끼리 보살피고, 청소년 맞춤형 상담 대책을 확대하는 싱가포르의 해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싱가포르에서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오광환
그래픽: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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