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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3살 아이와 함께 순댓국밥집을 방문한 A씨가 한 커뮤니티에 올린 사연입니다.
A씨는 "아이가 3살이라 많이 못 먹어서 1그릇 시키고 조금만 나눠 먹이겠다고 했다"며 "공깃밥도 1개 따로 주문했는데도 안 된다고 2그릇 주문하라고 하기에 1번만 봐 달라 해서 억지로 식사를 하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국밥은 1그릇을 주문해 먹었지만, 눈치가 엄청 보였다는 게 A씨의 한탄입니다.
A씨는 "다른 곳은 오히려 앞접시 주는 곳도 있더라. 내가 잘못한 거냐"면서 "한 번 당하니 몇 살까지는 아기 밥을 주문해줘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취지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격렬한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A씨를 옹호하는 의견으로는 "많이 먹지도 못하는데 3살짜리 아이한테 1메뉴 강요라니, 너무 빡빡하다", "식당 주인은 3살 때부터 국밥 한 그릇 뚝딱했나", "1인 메뉴가 원칙이라도 보통 청소년 이후를 말하지 않나" 등 3살 아이에게 1메뉴를 요구하는 건 너무했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반면, "요즘 얼마나 진상 고객이 많으면, 업주 입장도 이해가 간다", "규칙이 있는데 왜 나는 예외라고 생각하나" 등 업주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이제 막 이유식을 뗀 3살 아이가 펄펄 끓는 뜨거운 국밥 한그릇을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는 식당 주인의 요구는 분명 야박하게 들립니다.
반면 재료비 인상과 인건비 상승에 힘겨워하는 식당 주인 입장에선 무작정 고객의 사정을 봐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1인 1메뉴 적용은 몇살부터가 적당할까요? 점주와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판단 기준이 있을까요?
한때 개그콘서트에서 인기를 끌었던 '애정남'이라는 코너가 있습니다.
'애매한 것들을 정해주는 남자'의 약자로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애매한 상황이나 논란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코너였습니다.
개그콘서트 폐지로 이제는 더 이상 '애정남'을 만날 수 없지만, 대신 우리에겐 대화형 인공지능의 대명사 챗GPT가 있습니다.
학습 연산량만 10의 22제곱, 매개변수 1천억 개를 자랑하는 오늘날의 '애정남' 챗GPT의 답변이 어느 때보다 궁금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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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챗GPT 캡처 |
챗GPT는 '3살도 1인 메뉴 적용을 받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식당이나 카페에서 3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1인 1메뉴 정책을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반적으로 3세 이하 어린이들은 어린이용 메뉴를 주문하거나 부모와 함께 성인용 메뉴를 공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1인 1메뉴 주문을 요청했을 때, 몇 살부터 1인 1메뉴가 적용될까'라는 질문에는 "나이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은 없다"면서도 "만 12세 이상부터 1인 1메뉴 정책이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편적으로 만 12세 미만이라면 1인 1메뉴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구체적인 나이를 명시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만 12세 이상부터 1인 1메뉴가 적용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식사량이 성인과 비슷해져 어린이용 메뉴의 양과 가격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성인들과 비슷한 메뉴를 선호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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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1인 1메뉴'와 관련해 카페에서 발생한 B씨의 사례는 좀 더 복잡합니다.
'케이크 맛집'에 방문한 B씨는 "3명이 한 조각당 7,500원하는 케이크 2개와 5,500원 음료 1잔을 주문했다"며 "'1인당 1메뉴'라면 모르겠는데, 결제할 때 '디저트 개수와 상관없이 음료는 무조건 인당으로 시켜야 한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케이크 2개와 음료 1개 값을 포함해 3명이서 총 2만 원을 넘겼는데도 음료 추가 주문을 요구 받아 황당했다는 겁니다.
B씨는 "'다음 방문 때는 1인 1음료를 해 달라'고 하더라"며 "진짜 이해가 안 된다. 1인 1음료 규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1인 1메뉴 강요는 너무 싫다", "사장의 융통성이 아쉽다"며 B씨의 입장을 공감하는 쪽과 "케이크는 마진이 큰 품목이 아니다", "대부분 음료에서 마진을 남기니 1인 1음료 방침을 하는 것"이라며 사장의 입장을 생각하는 쪽으로 나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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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챗GPT 캡처 |
이 같은 상황에 대해 '1인 1음료가 적절한 요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챗GPT는 "일반적으로 적절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답했습니다.
챗GPT는 "이러한 상황은 실제로 식당이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정책"이라며 "음료수는 주로 개별적인 소비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명이 함께 주문할 때에도 음료는 개인당 1잔씩 주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카페 측에서는 매출이 줄어든다는 경제적인 이유로 '1인 1음료'를 도입했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 마시는 상황보다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위생 측면에서 좋다는 취지의 답변을 주기도 했습니다.
챗GPT는 섬세하지 못했던 카페 측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해당 카페에서 '디저트 개수와 관계없이 음료는 1인 1음료 정책이 시행된다'는 정책을 사전에 고객에게 알렸다면 고객들의 불만도 없었을 거란 답변입니다.
챗GPT는 "향후에는 정책을 명확하게 표시함으로써 이러한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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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A씨와 B씨 사연 외에도 온라인상에서는 '1인 1메뉴'에 대한 기준을 둘러싼 논쟁이 비일비재합니다.
"어른 2명, 초등생 2명인데 다 입이 짧고 소식을 한다. 3인 메뉴를 시켜도 늘 많이 남는데, 1인 1메뉴 주문해야하나"
"카페에서 어른 6명에 유치원생 1명, 초등학생 1명인 경우 어른들 음료 6개와 아이들 음료 1개로 총 7잔 주문해도 괜찮나"
수많은 논란을 종결시켜 줄 이 시대의 '애정남' 챗GPT의 답변은 한결같습니다.
"'1인 1메뉴', '1인 1음료'와 관련해서는 해당 업장의 정책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며 상황에 맞게 이해하고 조절해야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손님이 음식점을 상대로 판매 방식을 변경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1인 1메뉴' 논란은 점주의 융통성, 고객의 배려와 이해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앞으로도 1인 1메뉴에 대한 토론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장은 '1인 1메뉴'에 대한 정책을 충분히 설명해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소비자도 합리적인 부분은 불만 없이 받아들이는 등 업장과 소비자들 사이 소통이 필요해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