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이 평소 신임하던 마속(馬謖)을 장수로 임명해 전장에 보내는데, 마속은 자기 생각대로 진지를 옮기고 전투를 하다 참패를 합니다.
마속의 재주를 아낀 사람들이 선처를 호소하지만, 제갈량은 "사사로운 정으로 군율을 어길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며 처형하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 읍참마속,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베다'입니다.
새만금 잼버리가 준비 미비로 난리가 났을 때, 주무부처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야영장이 아닌 외부 국립공원 숙소에서 묵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휴가 중이던 대통령이 나설 정도로 국가적 비상사태였지만, 한덕수 총리가 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마지막 참가자가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지만
대회 주무부처 장관이 잼버리 기간 단 하루도 현장에서 숙영하지 않고 태풍으로 조기 철수한 8월 8일까지, 16km 떨어진 국립공원 내 신축 휴양지에서 시원하고 쾌적한 밤을 보낸 겁니다.
김 장관은 "신변위협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숙영지에서 잤습니다.
김 장관은 작년에 이런 약속도 햇었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말씀하신 것들은 지금 저희가 태풍·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아서 위원님께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장관은 총리가 시키는 것도 안 해
본인이 약속한 것도 안 해
그럼 도대체 뭘 한 거죠?
영화 '명량' (2014)
"군율은 지엄한 것이다! 알겠느냐!"
임진왜란 당시 23전 23승의 기적을 일궈낸 건
조금이라도 명령을 어기면 즉시 군율을 적용해 용서하지 않는, 공과 사가 분명한 이순신 장군의 엄격한 리더십이었습니다.
국민을 망신시키고
상관의 명을 어기고
자신을 믿고 장관에 앉힌 대통령까지 실망시킨
김 장관, 이걸 다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현장을 총괄하는 장관이 현장에 머물지 않으니 밤에 텐트가 얼마나 더운지, 해충이 얼마나 많은지, 샤워장과 화장실이 얼마나 불편한지 어떻게 체감할까요.
김 장관님, 바로 이런 걸 탁상행정이라고 하는 겁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어느 공직자의 처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