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DNA' 교육부 사무관, 교사에 "아이 학교생활 매일 보고하라"

【 앵커멘트 】
교육부 사무관이 자녀의 초등학교 담임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고, 후임 교사에게 갑질 편지를 보낸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했습니다.
교육부는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하고 조사에 나섰는데, 교권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이혁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하지 마, 안 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또래의 갈등이 생겼을 때 철저히 편들어 달라"

"인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에 가두시면 자존감이 심하게 훼손된다"

교육부 사무관인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공직자 계정으로 담임 교사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정수경 / 전국초등교사노조 위원장
- "이 학부모는 교육활동 내용 및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매일 기록하여 보내달라고 하거나 왕의 유전자를 가진 자신의 자녀를 특별히 대해 달라고…."

이 학부모는 자녀의 이전 담임 교사를 지난해 10월 아동학대로 신고해 직위해제시키기도 했습니다.

직위해제됐던 교사는 올해 2월 복직했고, 대전지방검찰청에서도 아동학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학교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교육부 사무관의 교권 침해에 대해 사과와 재발 방지 처분을 내렸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박효천 / 전국초등교사노조 사무처장
- "해당 교사는 현재도 최근 정신과 상담과 우울 장애로 약물을 복용하는 등 견디기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조사에 착수했고, 대전시교육청 산하 학교에 재직 중인 해당 사무관을 직위해제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취재: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한남선
그래픽: 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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