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하고 있는 이번 태풍,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태풍인데요.
조금 뒤면 서울을 지날 것으로 예보됐는데,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1 】
최돈희 기자, 태풍 카눈, 현재 어디쯤에 있는 건가요.
【 답변 】
현재는 충북을 지나 경기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예측대로라면 두 시간 뒤쯤 서울을 지날 것으로 보입니다.
6호 태풍 카눈은 중급 위력을 유지하며 오늘 오전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수직으로 관통하고 있습니다.
강풍 반경이 320km 정도로 한반도 전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사망과 실종 등 인명 피해도 곳곳에서 잇따랐는데요.
기상청 기준으론 강원 고성지역엔 시간당 90mm가 넘는 폭우가 관측됐고, 특히 태풍 오른쪽 위험반원에 들어간 동해안과 경남에 400mm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내렸습니다.
【 질문 2 】
오늘 오전에 상륙한 태풍이 지금도 한반도 상공에 있는건데, 꽤 오래 머무는 것 같습니다.
【 답변 】
네, 태풍이 상륙한 게 오전 9시 20분이니까 벌써 10시간 가까이 머무르는 겁니다.
지난해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힌남노가 5시간 정도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상당히 오래 머무는 겁니다.
태풍 진행 속도가 워낙 느려 느림보, 거북이 태풍이란 표현이 있었는데, 한때 시속 30km를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시속 20여 km의 다소 느린 속도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 질문 2-1 】
태풍이 머무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피해가 커질텐데, 속도만큼 태풍 경로도 아주 이례적입니다.
【 답변 】
네, 보시는 것처럼 이번 태풍, 남해안에 상륙해서 그대로 한반도를 가로지르며 수직으로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한 태풍은 태풍 관측 자료가 쌓이기 시작한 195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통상, 이맘때 한반도는 동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때문에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하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이동하면서 대부분 한반도 오른쪽,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데요.
이번에 달랐습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별다른 기단이 없습니다.
이러다보니 상륙 이후 북쪽으로 그대로 올라가게 됐고, 태풍을 끌어올려주는 바람, 지향류도 거의 없어 천천히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 질문 2-2 】
위력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북상했습니다.
【답변 】
태풍이 육지로 올라오면 위력이 약해집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먼저, 육지와의 마찰입니다.
태풍이 육상에 오르면 산에 부딪히고 각종 지형을 만나면서 세력이 약화됩니다.
또 육상에선 태풍의 에너지원을 공급 받지 못합니다.
해상에선 바다의 뜨거운 수증기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세력과 추진력을 얻는데 육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태풍 카눈은 좀 달랐습니다.
상륙 이후에도 세력을 계속 유지하면서 북상했는데요.
상륙 전에 태풍 에너지가 많이 축적된데다 태풍 주변에 형성된 거대한 구름대로 덥고 습한 공기가 추가 공급된 걸로 보입니다.
【 질문 3 】
그렇군요. 수도권 지나 자정쯤이면 북한을 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엔 쏟아부었던 비가 좀 그치는 건가요.
【 답변 】
아닙니다. 내일 새벽 태풍의 중심은 한반도를 빠져나가겠지만, 구름대가 형성된 태풍 반경이 200km가 넘어 수도권의 경우 내일 오후까지는 비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태풍 후면에 뒤따라오는 비구름대가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태풍이 머금고 있는 덥고 습한 공기가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면 언제든 국지성 호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 야간에 높은 습도가 유지되는 만큼 새벽 사이 곳에 따라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 앵커멘트 】
시시각각 변하는 태풍 정보에 계속 신경써야 되겠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정책부 최돈희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이새봄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