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때문에 수능 못 봤다”...허위 소문 퍼뜨린 학부모 벌금 600만원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 학부모가 인터넷 카페와 학교 홈페이지에 ‘담임이 수능 원서 접수를 안 해줘 자식이 시험을 보지 못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려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정은영 부장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고등학교 교사 B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카페와 학교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 허위 사실을 게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습니다.

서울 송파구 한 고등학교에 3학년 자녀를 둔 A씨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지난 2021년 11월 10일 인터넷 카페에서 ‘담임 교사가 수능 접수를 안 해 시험을 못 본 고3 학생의 엄마’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A씨는 글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 본인과 자녀는 (B씨에게) 수능을 보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B씨가 연락 없이 마음대로 자녀의 수능 원서를 접수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또 A씨는 B씨를 궁금해 하는 카페 회원에게 쪽지 기능으로 B씨의 신원을 알려주었습니다.

B씨는 A씨의 자녀가 포함된 학생 단체 대화방과 학교 홈페이지, 알리미 어플 등을 통해 수능 원서 작성일을 수차례 알렸습니다.

B씨는 원서 작성일 하루 전엔 ‘수능 원서 접수 날은 반드시 등교해야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B씨는 원서 마감을 앞둔 시기에 A씨의 자녀가 등교하지 않자 A씨와 연락하기도 했습니다. B씨와의 통화에서 A씨는 ‘수능 안 볼 거냐’는 질문에 ‘난 (자녀가) 수능을 봤으면 좋겠는데 애가 안 본다고 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A씨는 ‘수능 못 본 책임은 엄연히 담임 교사에 있다’, ‘감정 보복 행위로 의심된다’ 등 A씨에 대한 허위 사실과 악성 민원을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두 차례 남겼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여러 번이고 피해자 B씨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김한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hanna24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