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4명 중 1명은 끝내 숨져
지난 15일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현장 모습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KBS가 생존자들과 유가족의 동의를 받아 어제(25일) 공개한 영상에는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부터 물이 가득 차 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영상을 보면 블랙박스 차량은 들어오는 물을 가르고 전진하려 시도하지만 불과 몇 초 만에 물이 차량 앞 덮개까지 차오르며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 합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허리 높이 만큼 차 올랐고, 주위 승용차 몇 대가 아예 물 위로 둥둥 떠 오릅니다.
이에 위험을 직감한 사람들이 차량을 빠져 나와 지하차도 출입구로 향해 걸어 나가지만, 밀려드는 거센 물살에 앞으로 나가지 못 하고 다시 안쪽으로 되돌아옵니다.
곧 사람의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습니다. 4명이 허우적거리며 터널을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 중 남성 1명이 헤엄을 쳐 겨우 침수된 한 차량 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고, 이 남성은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을 도와 차량 위로 끌어 올렸습니다.
차량에 올라선 이들은 휴대전화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지만 지하차도의 물은 금방 천장 30㎝ 밑까지 차올랐습니다.
결국 이들은 다시 흙탕물에 몸을 던졌고, 터널 천장 아래 철제 구조물을 붙잡고 위험천만한 탈출을 감행했습니다.
이들이 구조물을 붙잡고 매달리듯 탈출을 시도하는 시점에 이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끊겼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영상에 등장한 4명 중 1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생존자는 당시 상황에 대해 "불과 몇초 만에 생사가 엇갈렸던 끔찍한 상황이었다"며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몸이 알아서 막 움직이고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