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주친 순간을 떠올리면 끔찍해요"...신림동 가게 주인의 말

이번 주 초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 결정키로

↑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조모 씨가 23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신림동 칼부림’ 사건 현장을 직접 목격한 인근 가게 사장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어제(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범인 조모씨와) 눈이 마주쳐 너무 무서웠다”면서 “밤에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지만 낮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사고가 날 때쯤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상점 사람들이 오픈하려고 준비하던 시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오픈) 준비하고 은행에 가려던 중에 밖에서 ‘쿵’ 소리가 나서 나가 보니까 한 사람은 바닥에 누워서 버둥거리고 있었다”면서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피해자를) 발로 차고 주먹질하고 칼을 들고서 (피해자에게) 10여 차례 휘두르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리 지르던 피해자가 조용해지니까 (범인이)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을 들고 안쪽으로 도망갔다”면서 “얼른 (가게로) 들어와서 112에 신고를 하고 있었는데 (범인과) 눈이 마주쳐서 무서워 문을 잠갔다”고 회상했습니다.

특히, A씨는 “문을 잠그고 있는데 갑자기 아기들이, 고등학생 여자애 두 명이 막 울면서 뛰어 들어와서 ‘죄송하다, 우리도 들어가면 안 되냐’라고 해서 들어왔다”면서 “학생들 얼굴이 노랗게 변해서 눈물 바다였다. 창문을 내다보지도 못하고 그냥 소파에 엎드리다시피 해서 울고 있었다. 도망가서 괜찮다고 했더니 집이 (범인이) 도망간 쪽으로 가는 방향이라 그쪽으로 못 나가더라”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경찰 올 때까지 있으라고 하고 달래줬다”면서 “어느 정도 수습된 다음에 나가는 쪽으로 데려다줘서 아이들은 무사하게 돌아갔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씨와 눈을 마주쳤던 A씨는 그 눈빛에 대해 생각보다 평범했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는 “(범인) 눈빛은 당황한 눈빛이었지, 막 미친 듯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피의자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분노에 가득 차 범행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범행 장소로 일부러 사람이 많은 서울 시내 번화가를 골랐다고도 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3일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도망 염려’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경찰은 ‘신상공개 위원회’를 열어 빠르면 이번 주 초 조씨에 대한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신상공개위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되며, 심의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