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살인 사건과 관련해서 사회부 선한빛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남을 불행하게 하고 싶어 살인했다고 하는데, 정확한 범행 동기 뭐라고 봐야겠습니까?
【 기자 】
큰 틀에서 보면 묻지마 범죄, 무차별 범죄인데요.
범죄학적으로는 이 안에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약물복용에 따른 범죄, 환상 또는 환청에 따른 범죄, 마지막으로 현실불만형 범죄 이렇습니다.
이번 신림 살인사건은 이 중에서 현실불만형 범죄에 가까워 보입니다.
피의자 진술이 남을 불행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는데, 10여 년 전 있었던 신정동 묻지마 살인 사건을 연상케 합니다.
당시 피의자는 놀이터에 앉아있는데 맞은편에서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는데요.
이번 사건도 현실에 불만을 품고 저지른 범죄로 봐야겠습니다.
【 질문2 】
분노형 범죄인데 체포 당시엔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됐어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하나요?
【 기자 】
체포 당시 경찰이 흉기를 내려놓으라 하니 흉기도 내려놓고 별다른 저항 없이 붙잡혔습니다.
피의자가 체포될 때 한 말을 들어보면 '열심히 살았는데도 안 되더라'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좌절감과 거부감이 살인으로 이어진 건데요.
범죄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범죄 행위를 한 후에는 충분히 사회에 대해 응징을 했다고 생각하고 체포될 때는 자포자기 상태였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무차별 범죄가 모방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 질문3 】
피해자들이 모두 남성인데, 남성들만 노린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실제로 남성들만 노렸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경찰 조사가 이뤄져야지 확인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CCTV 영상을 보면 남녀 커플을 지나치고 나서 바로 뒤돌아서서 남성을 공격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 남성을 노렸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마치 미국의 총기 난사처럼 자신이 마주치는 행인들을 단순히 순차적으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4 】
최근에 묻지마 범죄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이유를 뭐로 봐야 할까요?
【 기자 】
과외앱을 통해 알게 된 또래를 살해했던 정유정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불과 두 달 전 일입니다.
같은 주거단지에서 무차별 폭행을 하는 사건들도 있고요.
정유정 같은 경우는 "평소에 살인충동을 느껴 범행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등 이번 신림 살인 사건처럼 분노성 범죄였습니다.
양극화, 그러니깐 생활의 격차가 더 커지고 사회적 취약층에 있는 사람들의 좌절감이 더욱 커지면서 이런 분노성 범죄도 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 인터뷰(☎) : 이웅혁 /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모든 탓은 외부로 귀인하게 되는 외부귀인이 되는 것이고, 이 상대방 피해자는 단순한 물건에 불과하게 됩니다. 바꿔 얘기하면 무차별적인 공격행위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죠."
【 질문5 】
인터넷상에서 잔인한 살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돌아다니는 것도 문제인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살해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유포가 되었는데요.
영상을 본 분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이 담겨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퍼지는 영상을 심약자나 미성년자가 보면 트라우마가 더 심하게 올 수 있는 만큼 주변에 공유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현행법상으로는 성범죄의 경우 동영상 유포가 처벌이 되는데, 잔혹한 영상을 유포했을 때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는 점이 악용되는 건데요.
특히 청소년에게 매우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범죄 영상을 유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