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조국의 딜레마…"조국 발언에 딸 기소 여부 달려"

조국, '자녀 입시 비리' 혐의 항소심 오늘 시작
"스스로 돌아보는 중"조민…검찰 기소 여부 고심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 사진 = 연합뉴스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항소심이 시작되는 가운데, 딸 조민 씨의 기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는 오늘(17일) 조 전 장관의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엽니다.

조 전 장관은 배우자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와 함께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아들인 조원 씨의 인턴활동 증명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 활동을 중단하게 하고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도 있습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된 혐의 대부분과 감찰 무마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에 600만 원을 추징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이에 불복해 항소한 조 전 장관의 항소심이 시작되는데, 두번째 재판은 본인은 물론 딸인 조민씨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검찰 "반성 태도, 조 전 장관 입장 등 검토해 조민 기소 여부 결정"

↑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딸 조민 씨 / 사진 = 연합뉴스

조민 씨는 지난 2014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 등을 허위로 제출한 뒤 최종합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검찰은 2019년 조 전 장관 부부를 자녀 입시 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했지만, 조민 씨와 아들 조원 씨는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공소시효가 다음달 26일 만료되는 조민 씨의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해 검찰은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씨는 고려대와 부산대를 상대로 냈던 입학 취소처분 취소 소송을 취하했고, SNS를 통해 "어머니의 유죄 판결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돌아보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반성 태도, 대법원 판결 취지, 가담 내용 등을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의 입장도 충분히 들어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조 전 장관이 혐의를 인정하는 지에 따라 딸 조민 씨에 대한 처분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딜레마 빠진 조국…법조계 "조민 불기소 원하면 혐의 인정해야"

↑ 서울중앙지검 / 사진 = 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은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입니다.

본인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조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을 비롯한 정치 입문에 대한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 향후 정치활동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부인하자니 딸이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아버지가 범행을 부인할 경우 함께 공모한 혐의를 받는 딸을 기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피의자들이 범죄를 인정하고 진지한 반성이 이뤄져야 가능하다"면서 "조민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리려면 공범인 조 전 장관 역시 같은 진술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홍지호 기자 jihohong10@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