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물 갑자기 들이닥쳐 통제 불가능했다"
↑ 오송 지하차도 추가 희생자 수습 / 사진=연합뉴스 |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가 예견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기 1시간 전쯤 인부들이 모래로 임시제방을 쌓는 모습을 보고 마을 주민이 "제대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무시당했다"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장찬교 전 궁평1리 이장은 지난 15일 "오전 7시 40~50분쯤 현장에 가보니 인부 3~4명이 미호강 범람에 대비해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 포크레인 1대를 활용해 임시로 쌓은 모래로 된 제방이었고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119에도 신고했다"며 국민일보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또 "감리단장에게 장비를 더 동원해 홍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30분 넘게 실랑이를 벌였지만, 작업자들이 요구를 무시했다"고 답답함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제방이 무너지자, 작업자들은 급히 철수했다. 최소한 톤백(포댓자루)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모래 제방은 쉽게 무너졌고 지하차도로 물이 흘러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집중호우가 예보됐는데도 예비 둑을 제대로 쌓지 않아 사고 피해가 더 컸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홍수경보가 발령되고 빗물이 지하차도로 흘러드는 상황에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지적했습니다.
이에 충청북도 강종근 도로과장은 지난 15일 언론 브리핑에서 "차량 통제는 호우(홍수) 경보가 내린다고 무조건 하는 게 아니고, 도로 상황 등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서 결정한다. 자체 모니터링을 계속했다"면서 "미호강이 범람하며 물이 갑자기 유입되기 전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물이 워낙 짧은 시간에 들이닥치다 보니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강 과장은 이어 "호우경보가 발령되면 밤새워서 모니터링한다. 그 과정에서 물이 차는 과정이나 수위를 봐서 차량 통제 여부를 판단한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은 상황에서 제방이 붕괴하는 바람에 갑자기 수몰됐다"고 해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들이닥친 물에 버스 등 차량 15대가 침수됐습니다.
구조대는 이에 오늘 오전 6시쯤부터 잠수대원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숨진 실종자들을 인양했습니다. 지하차도 침수 사고 사망자는 지금까지 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