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에 쏟아진 폭우에 곳곳에서 맨홀이 역류하면서 도로와 재래시장 일대가 물바다가 됐는데요.
시간당 50mm의 집중호우에 40초면 뚜껑이 열려 '도심 속 지뢰'라고도 불리는 맨홀 역류, 왜 이런 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걸까요?
이규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길 한가운데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더니, 어느새 행인들의 종아리 높이까지 차오릅니다.
길에 서 있던 자전거는 두 바퀴가 모두 물에 잠겨 옴짝달싹 못하게 됐습니다.
어제(13일) 오후 서울 강남의 영동시장 골목에 있는 맨홀에서 물이 역류해 도로가 물에 잠긴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이규연 / 기자
- "어제 이곳 사당역과 강남역 인근 맨홀에서도 물이 역류하면서 도로가 침수돼 교통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 인터뷰(☎) : 정도준 /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시설연구원
-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 순간적으로 많은 빗물이 우수관으로 들어가면서 큰 압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관 속에 있던 공기와 빗물이 함께 솟구쳐서 오르는…."
폭우가 쏟아지는 날 맨홀 뚜껑은 얼마나 쉽게 열릴까.
전문가들이 시간당 50mm의 비가 내리는 상황을 가정해 실험한 결과,
40kg가량 되는 맨홀 뚜껑이 20초 만에 들썩이더니 곧이어 완전히 열립니다.
과거에 설치한 하수관이 최근에 늘어난 강우량을 견디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조원철 /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
- "단면(배수 용량) 자체가 작으니까 (압력을) 감당을 못 하니까. 그러니까 밑에서부터 뚜껑이 들어올라오는 거죠. 설계 기준 자체가 잘못이다…."
전문가들은 비가 올 때 맨홀 근처 보행을 피하는 것은 물론, 평소에도 자주 다니는 길의 맨홀 위치를 파악해두라고 조언합니다.
또 차량 전복 위험이 있는 만큼 맨홀 인근 주차를 피하라고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이규연입니다. [opiniyeon@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
영상출처 : 국립재난안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