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로 전세보증금 180억여 원을 빼돌린 '세 모녀 전세사기' 일당 중 어머니에게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검찰이 구형한 것과 같은 10년형이 선고됐는데 법원은 서민 삶의 기반을 빼앗았다고 질타했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신혼생활을 보낸 전셋집에서 2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날린 김 모 씨.
이른바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 피해자입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세 모녀 전세사기' 피해자 (지난해 7월)
- "(만기) 6개월 정도 전부터 연락을 시도했는데, 전화를 하면 전혀 받지를 않고…하루하루가 정말 지옥같고, 밤에 잠도 못 이루고 제 아들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58살 김 모 씨는 분양대행업자 등과 짜고 무자본 갭투자로 빌라 수백 채를 분양받았습니다.
정확한 시세 파악이 어려운 점을 노려 분양대금보다 높은 전세계약을 맺는 방식인데 차액도 나눠 가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김 씨는 두 딸과 함께 2017년부터 4년 동안 수도권 빌라 500여 채를 사들였고, 세입자 85명으로부터 보증금 183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김 씨의 사기 혐의가 중하다고 보고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서민과 사회초년생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었고 대부분은 전 재산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며 죄질이 안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선고 직후 김 씨는 그대로 법정 바닥에 쓰러져 졸도했고, 법원 직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한 끝에 정신을 차려 실려나갔습니다.
▶ 인터뷰 : 공형진 / 피해자 측 변호인
- "피고인이 처벌을 받는다 해도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전세 보증금에 대한…회복이 완전히 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정치권과 입법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밖에 김 씨는 추가로 드러난 전세사기 범행으로도 딸들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woo.jonghwan@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