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취객만 골라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만취한 행인을 끌고가 휴대전화 지문 인식으로 자신의 계좌에 돈을 이체하고 심지어 대출까지 받았는데, CCTV에 범죄 영상이 찍히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백길종 기자입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비틀거리며 걸어가고, 다른 남성이 뒤쫓아갑니다.
앞서가던 남성을 건물 기둥 뒤로 끌고가 쓰러뜨리고 휴대전화를 빼앗습니다.
그러더니 쓰러진 남성 손을 수차례 휴대전화에 갖다대려 합니다.
30대 남성 장 모 씨가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객의 돈을 가로채는 모습입니다.
▶ 스탠딩 : 백길종 / 기자
- "장 씨는 이곳에서 피해자를 폭행한 뒤, 피해자의 지문으로 휴대전화 잠금을 풀고 자신의 계좌로 1천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 1년 간 11차례에 걸쳐 5천500만 원을 챙겼는데, 잔고가 없는 경우 대출까지 받아 이체했습니다.
장 씨는 피해자들을 CCTV가 없는 곳까지 끌고가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천현길 /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2과장
- "강남·서초·송파 등 유흥가 일대를 돌아다니며 몸을 가누지 못하는 만취객들을 부축하여 CCTV 사각지대로 이동한 후 강제로 피해자의 휴대폰에 지문을 인식하여…."
오히려 범행 다음 날, 피해자에게 먼저 전화해 허위 사실을 주장하며 추가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A 씨
- "다음날 아침에 전화가 왔어요. 8시 반에서 9시에. '어제 일 기억 안 나느냐' 그런 식으로 하더니 제가 자기 와이프를 끌어안았다느니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피해자들의 신고로 지난달 30일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 장 씨를 붙잡은 경찰은 강도·공갈·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의 혐의로 오늘(7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백길종입니다. [100road@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
영상편집 : 김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