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압수한 돈 이자 내라" 소송 건 이석기, 대법 최종 패소

↑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수사 당시 국가정보원이 압수했던 현금에 대한 이자 성격의 돈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던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 전 의원이 국가를 상대로 낸 지연손해금 지급 청구에 대해 지난달 9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이 전 의원 패소를 확정했습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대한 상고 이유가 대법원이 심리해야 할 정도라고 판단하지 않을 경우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앞서 지난 2013년 국정원은 이 전 의원 내란음모 혐의를 수사하면서 이 전 의원이 가지고 있던 5만 원짜리 지폐 2,800여 장, 액수로는 약 1억 4,000만 원 가량을 압수했습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 전 의원을 기소하면서 이 현금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내란음모죄가 인정돼 이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이 확정됐지만, 이 전 의원은 형 확정 4년 뒤인 2019년에야 돈을 돌려받았습니다.

이 전 의원은 "2013년에 증거로 제출하지도 않으면서 돌려줬어야 할 돈을 6년이나 늦게 돌려줬다"며 법정이율 5%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4,300만 원을 국가가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1차적으로 압수물을 돌려줄 의무가 발생하는 건 기소 시점인 2013년이 아니라 형 확정 시점인 2015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이 전 의원이 지난 2012년 별개의 사기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9년까지 재판이 진행된 점도 지적했습니다.

당시 이 전 의원의 사기 혐의와 관련한 부당이득을 확보하기 위해 이 전 의원이 내란음모 사건 압수물을 돌려받을 권리를 2019년 사기 재판이 끝날때까지 막아놨었으므로 2019년에야 돈을 돌려준 게 늦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이 전 의원의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