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사진=픽사베이 |
검찰 "불기소 처분해야" vs 법원 "기소해야"
잠이 든 전 여자친구를 상대로 강제 성관계를 한 남성에 대해 ‘준강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놓고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으나 법원은 기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했습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0부(부장판사 강민구)는 20대 여성 A씨가 전 남자친구인 30대 남성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을 지난 4월 인용했습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인이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제도입니다.
B씨는 2021년 1월 수면 상태였던 A씨를 성폭행하고 그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A씨는 몸살 기운에 약을 먹었던 데다 다리를 다친 상태였다고 합니다. 카메라 소리를 듣고 깬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증거 동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해 보관했습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연인 관계를 끝낸 상태였지만 A씨는 경제·건강상 이유로 전 연인인 B씨 집에 잠시 체류하고 있었고 양측은 그 기간 일절 신체접촉은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B씨를 준강간치상, 카메라등을 이용하여 촬영한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B씨의 준강간치상 혐의에 대해 지난해 8월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검찰은 불기소 이유서에서 “부부관계·연인관계에서 상대방이 자고 있을 때 성관계를 한다고 해서 곧바로 준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 측은 검찰이 ‘가정적 승낙’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재정신청을 냈습니다. A씨 측은 “연인 사이라고 하여 잠든 사이 일방적 성관계를 승낙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불법촬영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성관계였다면 더더욱 그렇
재판부는 A씨 측의 이런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 재정신청을 인용했습니다. 법원 판단 이후 검찰은 B씨를 지난 5월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B씨의 준강간치상 혐의 1심 첫 공판은 오는 14일 예정돼 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