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약품, 약 2만 병 회수 나서
현대약품이 고혈압 약통에 알츠하이머성 치매약을 넣어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 회수에 들어갔습니다.
↑ 미녹시딜 / 사진=약학 정보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늘(1일) 현대약품에 지난달 15일 생산한 제조번호가 23018인 현대 미녹시딜 정(성분명 미녹시딜)을 회수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식약처는 "포장 용기에 다른 제품에 표시할 기재 사항이 일부 부착됨에 따라 영업자에게 회수(할 것을 명령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녹시딜은 고혈압 치료제 겸 탈모 치료제로 쓰입니다. 먹는 정제(5㎎)는 혈관을 확장하게 해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고, 2~5%의 외용제는 모발 생성을 촉진해 탈모 치료제로 쓰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먹는 정제는 혈관을 늘리는 효과가 강해 울혈성 심부전, 빈맥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약은 장기 손상에 의한 고혈압이나 다른 혈압약을 최대한 투여해도 반응이 없는 불응성 고혈압 같은 중증 고혈압 환자에게만 처방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의료 현장에서 '허가 외 처방(오프라벨)'을 통해 미녹시딜이 탈모 치료용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약품은 이번에 미녹시딜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정제 약통에 전혀 다른 성분인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갈라타민)'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미린정은 알츠하이머 형태의 경등도, 중등도 치매 증상에 쓰이는 전문의약품으로 현대약품이 생산하는 또 다른 정제입니다. 두 약이 담기는 통의 크기와 모양이 같고, 두 정제가 모두 직경 6.5㎜의 하얀 약으로 정제에 적힌 성분명을 제외하고는 맨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약이 잘못 담기는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녹시딜 약통에 다른 약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현대약품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약품 회수에 관한 공표'를 올리고 긴급 회수에 나섰습니다. 현대약품은 "해당 의약품을 보관하고 있는 의약품의 판매업자 및 약국·의료기관 등에서는 판매를 즉시 멈추고 회수의무자(현대약품)에게 반품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알렸습니다. 이번 일로 현대약품은 약 2만 개의 약통을 회수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일의 위해성은 1등급으로 평가됐습니다. 위해 등급은 1~3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이 나오면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생긴 문제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으로
다만, 이번 일로 약을 잘못 먹은 소비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uliet3122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