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뉴저지주 이스트사이드 고교의 교장은, 시험에 떨어진 학생의 담당 교사들을 모아놓고 두 손을 들라고 지시합니다. 그리고는 '모든 게 당신들 때문'이라고 힐난하지요.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이 사회로 나간다면, 결국 절망감에 이렇게 두 손을 들게 될 것이라고 일깨워 준 겁니다. 아이들 보다 교사를 더 탓한 건, 그만큼 학교 교육과 교사의 소명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전공 시험을 이튿날 새벽 2시에 온라인으로 치르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이해가 안 됐지만 졸린 눈을 부여잡고 기다린 학생들.
그런데 그 시각 시험문제는 올라오지 않았고 교수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7시간이 지난 오전 9시, 학교 게시판엔 '잠깐 쉬다 시험문제를 올리려 했는데 그만 잠들어 버렸다'는 해명이 올라왔죠.
이달 초, 또 다른 대학에서는 예비군 훈련으로 수업받지 못한 학생들이 결석 처리된 일도 있었습니다.
예비군법 제10조 2항엔 예비군 훈련을 이유로 결석 처리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걸 금한다고 돼 있지만 깡그리 무시한 겁니다.
이 때문에 결석 처리된 한 학생은 1등 장학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는데, 교수는 예비군 법보다 내부 규정이 우선이라며 버티다 논란이 확산되자 마지못해 정정해 줬습니다.
지난해 12월 또 다른 대학에선 교수가 조부상을 당한 학생을 결석 처리하고는, 정작 자신은 반려견의 임종을 지켜야 한다며 휴강을 통보한 일도 있었습니다.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을 교단에 세우고, 학생들에게 갑질과 횡포를 일삼게 방치한 건 학교입니다.
학사 운영권이 대학으로 넘어가면서 교육부의 통제는 느슨해졌는데 정착 책임져야 할 총장이나 학장, 대학은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힘들게 대학 간 학생들만 불쌍할 밖에요.
손 들고 반성해도 모자랄 교수들이 저렇게 많은데, 두 손 들고 벌서게 할 사람은 없으니, 앞으로 좋아질 일도 기대할 수가 없다는 게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교수님은 독불장군인가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