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노동 생산량 < 소비량 = '적자'
"흑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보다 더 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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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가사 노동을 화폐 가치로 환산했을 때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과 양이 남성보다 확연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 결과를 오늘(27일) 발표했습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남성이 가사 노동 생산보다 소비가 연간 91조 6,000억 원 많은 반면, 여성은 가사 노동 생산이 소비보다 91조 6,000억 원 많았습니다.
가사 노동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더 많다는 것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보다 가사 노동을 더 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여성은 91조 6,000억 원의 가치만큼 노동을 더 한다는 뜻입니다.
통계청은 이를 '흑자'로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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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통계청 |
성별로 생애주기적자를 보면 남성은 31세에 '흑자'로 전환합니다. 가사 노동 생산이 소비보다 늘어나기 시작한 지점입니다. 38세에는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데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259만 원입니다. 이후 가사 노동 생산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47세에는 다시 적자로 전환됩니다.
여성의 경우 흑자 전환 시기가 남성보다 빠릅니다. 25세부터 가사 노동 생산이 소비보다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시점은 남성과 동일하게 38세입니다. 자녀 양육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화폐 가치로 환산했을 때 여성의 생산액은 1,848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남성보다 약 7배 많은 수치입니다. 그만큼 가사 노동의 양이 많다는 것을 뜻합니다.
여성은 적자로 전환되는 속도도 한참 느립니다. 남성은 47세에 흑자에서 다시 적자로 전환됐는데, 여성은 84세가 되어서야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을 맞이합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GDP 생산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무급 가사노동의 배분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으며 정부의 재정지출 및 육아 지원 등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책 수립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